【 앵커멘트 】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명대까지 곤두박질 치면서 50년 뒤에는 인구가 3,600만명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는데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외국인 귀화는 반가울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귀화 시험 여러 항목 중 애국가를 음정, 박자에 맞게 제대로 부르지 못한다고 한국 국적을 주지 않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백길종 기자가 응시자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한국에 이주한 지 20년째인 한은춘 씨는 대한민국 국적 취득 시험을 수차례 봤지만 번번이 애국가 앞에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이유가 좀 석연치 않습니다.
▶ 인터뷰 : 한은춘 / 귀화시험 9회 탈락자
- "노래 부르는데 음치·박치라고 하고요. 다음에 더 열심히 음치·박치 안 하게 집에 가서 잘 배워오라고…."
법무부는 "애국가 음정이나 박자가 어색하면, 가사를 암송하게 하거나 손으로 쓰게 한다"는 지침을 두고 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한은춘 / 귀화시험 9회 탈락자
- "출입국에 전화해서 항의했는데 직원이 가사 외워도 된다고 했어요. 다음에 또 시험 보러 갔는데요. 가사 외우면 안 되냐고 했는데 (면접관이) 안 된다고…."
면접관이 매뉴얼을 적용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 인터뷰 : A 씨 / 귀화시험 6회 탈락자
- "구술, 그때는 지적을 줘요. 이거 읽으시면 된다고. 근데 최종면접은 그런 거 없어요. 노래 더 우렁차게 부르시라, 소리 작다 이런 거 지적 많이 받아요."
법무부는 "면접심사에서 여러 항목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당락을 결정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애국가만 귀화 시험 불합격 요인이 아니라는 건데,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는지 의문입니다.
▶ 인터뷰 : 김영주 / 국회부의장
- "국적을 취득하지 못 해 병원을 이용하거나 취업할 때 등 제약을 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면접관이 단순 애국가 음정·박자를 문제로 탈락시키는 건 과도하다…."
귀화 면접 시험은 지난해 1만 2천여 명이 응시하는 등 매년 1만 명 넘게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노래 실력보다는 한국어 실력이 응시자들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도록 면접관들이 매뉴얼을 잘 지키게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 [100road@mbn.co.kr]
【 앵커멘트 】
이 내용 취재한 사회부 백길종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 1 】
백 기자, 귀화하는 데 노래 실력이 왜 필요하다는 겁니까?
【 기자 】
저희도 그 점을 물어봤는데요, "애국가 가창은 기본 소양"이라는 게 법무부 답변이었습니다.
【 질문 1-1 】
기본 소양이 뭐길래, 노래 실력을 보는 건가요?
【 기자 】
법무부는 국어능력, 국민으로서의 자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신념 등을 기본 소양으로 꼽았습니다.
애국가 가사를 외우는 것 정도는 국어능력과 대한민국 사람으로서의 자세와 연관이 있을 수는 있을 텐데요.
음정·박자가 불안할 경우 가사를 암송만 해도 된다는 매뉴얼이 있는데도 지키지 않고, 무조건 잘 불러야 한다는 면접관들의 방침은 이해하기 좀 어려운 대목입니다.
【 질문 1-2 】
다른 나라의 경우는 좀 어떤가요?
【 기자 】
우리 국민들이 주로 귀화하는 몇몇 나라들의 사례를 살펴봤는데요.
먼저 미국의 경우 면접시험에서 국가의 곡명을 묻는 질문이 있을 뿐, 국가를 불러 보는 평가는 없습니다.
캐나다나 호주 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역사가 긴 편인 프랑스의 경우는 면접에서 국가를 불렀다는 분도 접했는데요.
필수 사항은 아니었습니다.
【 질문 2 】
면접관을 뽑는 건 법무부잖아요. 법무부는 뭐라고 하나요?
【 기자 】
법무부는 면접관들에게 매뉴얼이 잘 공지 됐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응시자들의 이야기는 전혀 달랐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최종면접 6회 탈락자
- "면접(관) 분들이 직접 나와서 어떤 식으로 노래하라고 불러주거든요. 이런 식으로 하시라 하면서 어디 틀렸고 다음에는 꼭 주의해 달라."
또 면접관들이 "유튜브를 보든, 노래방을 가든 연습하고 와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질문 2-1 】
그런데 정말 애국가 실력이 당락을 좌우했다고 봐야 하나요?
【 기자 】
법무부는 "결코 애국가 가창만 보고 당락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면접시험의 여러 평가 요소를 전반적으로 보고 판단을 내린다는 겁니다.
【 질문 2-2 】
그럼 평가 요소별로 배점이 정해져 있는 건가요?
【 기자 】
저희도 법무부에 그 점을 물어봤는데요.
"따로 정해진 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즉 당락이 면접관들의 주관적인 인상에 좌우되는 건데요.
이런 구조에서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애국가 음정·박자까지 지키라고 하는 건 불필요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사회부 백길종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문진웅·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명대까지 곤두박질 치면서 50년 뒤에는 인구가 3,600만명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는데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외국인 귀화는 반가울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귀화 시험 여러 항목 중 애국가를 음정, 박자에 맞게 제대로 부르지 못한다고 한국 국적을 주지 않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백길종 기자가 응시자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한국에 이주한 지 20년째인 한은춘 씨는 대한민국 국적 취득 시험을 수차례 봤지만 번번이 애국가 앞에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이유가 좀 석연치 않습니다.
▶ 인터뷰 : 한은춘 / 귀화시험 9회 탈락자
- "노래 부르는데 음치·박치라고 하고요. 다음에 더 열심히 음치·박치 안 하게 집에 가서 잘 배워오라고…."
법무부는 "애국가 음정이나 박자가 어색하면, 가사를 암송하게 하거나 손으로 쓰게 한다"는 지침을 두고 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한은춘 / 귀화시험 9회 탈락자
- "출입국에 전화해서 항의했는데 직원이 가사 외워도 된다고 했어요. 다음에 또 시험 보러 갔는데요. 가사 외우면 안 되냐고 했는데 (면접관이) 안 된다고…."
면접관이 매뉴얼을 적용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 인터뷰 : A 씨 / 귀화시험 6회 탈락자
- "구술, 그때는 지적을 줘요. 이거 읽으시면 된다고. 근데 최종면접은 그런 거 없어요. 노래 더 우렁차게 부르시라, 소리 작다 이런 거 지적 많이 받아요."
법무부는 "면접심사에서 여러 항목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당락을 결정한다"고 해명했습니다.
애국가만 귀화 시험 불합격 요인이 아니라는 건데,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는지 의문입니다.
▶ 인터뷰 : 김영주 / 국회부의장
- "국적을 취득하지 못 해 병원을 이용하거나 취업할 때 등 제약을 받는 분들이 많습니다. 면접관이 단순 애국가 음정·박자를 문제로 탈락시키는 건 과도하다…."
귀화 면접 시험은 지난해 1만 2천여 명이 응시하는 등 매년 1만 명 넘게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노래 실력보다는 한국어 실력이 응시자들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도록 면접관들이 매뉴얼을 잘 지키게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 [100road@mbn.co.kr]
【 앵커멘트 】
이 내용 취재한 사회부 백길종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 1 】
백 기자, 귀화하는 데 노래 실력이 왜 필요하다는 겁니까?
【 기자 】
저희도 그 점을 물어봤는데요, "애국가 가창은 기본 소양"이라는 게 법무부 답변이었습니다.
【 질문 1-1 】
기본 소양이 뭐길래, 노래 실력을 보는 건가요?
【 기자 】
법무부는 국어능력, 국민으로서의 자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신념 등을 기본 소양으로 꼽았습니다.
애국가 가사를 외우는 것 정도는 국어능력과 대한민국 사람으로서의 자세와 연관이 있을 수는 있을 텐데요.
음정·박자가 불안할 경우 가사를 암송만 해도 된다는 매뉴얼이 있는데도 지키지 않고, 무조건 잘 불러야 한다는 면접관들의 방침은 이해하기 좀 어려운 대목입니다.
【 질문 1-2 】
다른 나라의 경우는 좀 어떤가요?
【 기자 】
우리 국민들이 주로 귀화하는 몇몇 나라들의 사례를 살펴봤는데요.
먼저 미국의 경우 면접시험에서 국가의 곡명을 묻는 질문이 있을 뿐, 국가를 불러 보는 평가는 없습니다.
캐나다나 호주 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역사가 긴 편인 프랑스의 경우는 면접에서 국가를 불렀다는 분도 접했는데요.
필수 사항은 아니었습니다.
【 질문 2 】
면접관을 뽑는 건 법무부잖아요. 법무부는 뭐라고 하나요?
【 기자 】
법무부는 면접관들에게 매뉴얼이 잘 공지 됐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응시자들의 이야기는 전혀 달랐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최종면접 6회 탈락자
- "면접(관) 분들이 직접 나와서 어떤 식으로 노래하라고 불러주거든요. 이런 식으로 하시라 하면서 어디 틀렸고 다음에는 꼭 주의해 달라."
또 면접관들이 "유튜브를 보든, 노래방을 가든 연습하고 와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질문 2-1 】
그런데 정말 애국가 실력이 당락을 좌우했다고 봐야 하나요?
【 기자 】
법무부는 "결코 애국가 가창만 보고 당락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면접시험의 여러 평가 요소를 전반적으로 보고 판단을 내린다는 겁니다.
【 질문 2-2 】
그럼 평가 요소별로 배점이 정해져 있는 건가요?
【 기자 】
저희도 법무부에 그 점을 물어봤는데요.
"따로 정해진 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즉 당락이 면접관들의 주관적인 인상에 좌우되는 건데요.
이런 구조에서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애국가 음정·박자까지 지키라고 하는 건 불필요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사회부 백길종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문진웅·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