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학대로 의식불명 빠진 아기 부모, 병원 손배소에서 일부 승소

부산지법, 피고에게 9억 4천만 지급할 것 판결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한 간호사가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의식 불명에 빠뜨리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아영이 사건'에 대해 법원이 부모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부산지법 민사9부는 아영이 부모가 해당 병원 산부인과 신생아실 간호사 A씨와 병원 원장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에게 원고가 청구한 13억 9천만 원 중 67% 정도인 9억 4천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고의나 과실로 인한 위법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민법 750조에 따라 A씨는 불법 행위의 행위자로서, B씨는 A씨의 사용자로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A씨가 신생아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받은 점을 언급하며, 해당 사실이 유력한 증거 자료로 작용한다고 했습니다.

아영이는 지난 2019년 부산 동래구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지 닷새 만에 떨어져 머리를 다쳤고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간호사 A씨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아영이를 바닥에 떨어뜨려 두개골 골절상을 입힌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간호사는 2019년 10월 5일부터 20일까지 한 손으로 신생아 다리를 잡고 거꾸로 들어올리는 등 14명의 신생아를 학대한 혐의도 있습니다. 해당 간호사는 아동학대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았습니다.

아영이는 지난 6월 사망 선고를 받고, 심장·폐·간·신장 등을 기증해 또래 환자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