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축구선수 은퇴시킨 음주운전자, 성범죄 혐의도 있었다

제주유나이티드 유연수 선수, 하반신 마비로 25세 은퇴
검찰, 징역 5년 구형…신상정보 공개 명령도 요청

제주유나이티드 골기퍼들이 탄 차량을 친 음주운전자에게 징역 5년이 구형됐습니다. 이 운전자는 과거 여성을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주지검은 어제(14일) 제주지법 형사1단독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A 씨(35)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신상정보 공개 명령,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7년 등도 내려달라고 했습니다.

A 씨는 작년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만취 상태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가 제주유나이티드 관계자들이 탄 차량을 들이받았습니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였습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탄 골키퍼 선수들, 트레이너 등 5명이 모두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 중 골키퍼 유연수 선수가 크게 다쳐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하반신 마비 등 치명적인 상해를 입었습니다. 결국 유 선수는 사고 1년여 만인 지난달 현역 은퇴를 결정해 25세의 젊은 나이에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A 씨는 올해 1월 항거불능 상태의 여성을 추행한 준강제추행 혐의도 받습니다. 만취 상태에서 피해자를 아내로 착각해 추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퇴식에서 눈물을 훔치는 제주유나이티디드 유연수 선수 / 사진 = 제주유나이티드

유연수 선수 측 변호인은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변호인은 치명적 상해로 선수 생활은 물론 일상생활도 어려워졌는데, 피고인 측에서 사과나 합의 노력이 없었다"면서 "사건이 알려진 뒤 5,000여 명이 엄벌 탄원서를 냈고 온라인으로도 1만여 명이 탄원했으며, 동료 선수들도 엄벌해 달라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A 씨 측 변호인은 "사과하려고 계속해서 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일말의 양심의 가책도 없는 몰염치한 인간으로 매도되고 있는데, 성의라도 보이려고 주변에 돈을 구하고 재산을 팔고 있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A 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 때문에 피해 본 분들께 죄송하다. 사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바로 무릎 꿇고 사죄드리겠다"면서 "술 때문에 생긴 일인 만큼 앞으로 술은 쳐다보지도 않고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5일 열릴 예정입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