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30번 넘게 층간소음 보복…'스토킹 범죄' 첫 인정

【 앵커멘트 】
이웃 간에 층간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항의를 해도 윗집의 소음이 멈추질 않자 더 큰 소음으로 보복을 하며 다투다 살인 사건으로 이어진 경우도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대법원이 보복 층간소음도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로 반복된다면 '스토킹'에 해당된다는 판결을 처음으로 내놨습니다.
박은채 기자입니다.


【 기자 】
포승줄에 묶인 한 남성이 경찰에 연행됩니다.

오피스텔에서 층간소음 때문에 힘들다며 흉기로 위층 주민을 위협한 40대 남성이 체포되는 장면입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2021년 3월)
- "전날도 한 서너 번 올라오시고 문 막 두드리고…. 일요일에 와서 엄청 화내고, 한 다섯 번 온 것 같아요."

층간소음 다툼은 살인과 협박 등으로 꾸준히 이어지는데, 대법원은 보복 층간소음이 스토킹죄에 해당한다고 처음으로 판결했습니다.

지난 2021년 빌라에 입주한 A 씨는 위층 소음에 앙심을 품고, 새벽 시간 양말로 감싼 망치를 집 천장을 향해 두드리고, 고성능 스피커를 동원해 찬송가를 트는 등 5개월 넘게 보복을 이어갔습니다.

A씨는 결국 스토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대법원은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 인터뷰 : 정은영 / 대법원 공보연구관
-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소음을 지속적 반복적으로 발생시키는 경우 스토킹 범죄가 성립한다고 인정한 첫 판결입니다."

층간소음은 과거에는 보통 경범죄처벌법으로 10만원 이하 벌금을 받고 마무리됐지만, 2021년부터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적용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은채입니다. [icecream@mbn.co.kr]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