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 사진=교육부 제공
학교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초·중·고 학생들이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대면수업이 이뤄지며 신체폭력의 비율이 늘어나고, 학교 폭력에 대한 사안의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교육부는 자체 조사를 실시한 전북 제외하고 전국 16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지난 4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4주 동안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초등학생 4학년부터 고등학생 3학년 재학생 384만명 중 82.6%(317만명)가 참여했으며, 지난 2022년 2학기 이후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경험 등을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5만 9000명으로, 전체 실태조사 참여 학생(317만명) 대비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1.9%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실시된 2019년 조사 결과(1.6%)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치이며, 2013년(2.2%)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증가한 2020년 0.9%를 찍어 최근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3년 동안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교육부 측은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높아진 이유와 관련해 "조사 시기에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더 글로리)가 방영됐고, (정순신 변호사) 청문회도 개최됐다"며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학교폭력 민감도가 높아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학교폭력 유형별 조사 결과로는 '언어폭력'이 37.1%로 가장 많았습니다. 신체폭력(17.3%), 집단 따돌림(15.1%), 강요(7.8%), 사이버 폭력(6.9%) 등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다른 부문과는 달리 신체폭력은 2.7%포인트 늘며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은 각각 4.7%포인트, 2.7%포인트 줄었으나, 신체폭력은 2.7%포인트 늘었습니다.
교육부 측은 "지난해 1학기부터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돼 대면수업이 늘어나면서 사이버폭력보다는 신체폭력 중심으로 증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교는 3.9%(0.1포인트↑), 중학교는 1.3%(0.4%포인트↑), 고등학교는 0.4%(0.1%포인트↑)인 것으로 조사돼,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초·중·고 모두 언어폭력 피해 비중이 가장 큰 가운데, 초등학교의 경우 언어폭력 다음으로 '신체폭력'(18.2%)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집단 따돌림이 언어폭력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편 교육부는 내년 3월부터 학교폭력 조사 업무를 전담 조사관에게 맡기고, 학교전담경찰관(SPO)을 10%가량 늘리는 등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제도 개선안을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기점으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의 성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