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외계인처럼 얼굴 부풀어"…전 세계 40명만 앓는 '이 병', 뭐길래
입력 2023-12-14 08:42  | 수정 2023-12-14 08:58
얼굴이 부어오르는 미스터리한 병을 앓고 있는 다섯 남매/사진=영국 일간 '더 선' 캡쳐
두통·호흡 곤란·어지럼증·몸살도 앓아
'사자 얼굴 증후군'이라 불리는 '레온티아증'으로 의심


최근 미스터리한 병에 걸려 'E.T.'처럼 얼굴이 부어오른 한 가족의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선'(The Sun)은 도미니카공화국 히노바 데 산후안(Jinova de San Juan)의 작은 마을에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12명의 형제자매 중 다섯 남매인 이사이아스(Isaias), 그라시오사(Graciosa), 프레시오사(Preciosa), 안토니오(Antonio) 그리고 미구엘리나 바우티스타(Miguelina Bautista)에게 얼굴이 부어오르는 미스터리한 질병이 발현된 것입니다.

이들의 광대뼈와 코는 마치 부풀어 오른 것처럼 튀어나왔으며 눈 사이는 넓게 벌어져 있습니다.


치아도 삐뚤빼뚤 어긋나 E.T. 얼굴처럼 생겼다며 '외계인'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다고 전해집니다.

의료진은 다른 일곱 형제자매는 이 질환을 앓고 있지 않아 원인을 알 수 없다며 당혹스러움을 표했습니다.

이 다섯 남매는 어린 시절부터 독특한 외모로 인해 사람들의 잔인한 조롱과 욕설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외계인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이들은 한때 자신들이 '진짜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이사야스는 "사람들은 우리가 외계인 같다고 말하곤 했다. 나중에야 좋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너희는 외계인이 아닌 인간'이라고 말해줬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다섯 남매는 얼굴 기형뿐 아니라 두통, 호흡 곤란, 어지럼증, 몸살도 앓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자리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고용주들이 외모로 차별을 일삼아 직업을 구하는 데 어려움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의료진은 이 병을 '레온티아증'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명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흔히 '사자 얼굴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레온티아증은 두개골과 안면 뼈가 과도하게 성장해 사자처럼 보이는 질환으로, 두개골 안면 섬유 이형성증이라고도 합니다.

레온티아증은 영어로 레온티아시스(Leontiasis)라 표기되며 '사자'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레온'과 '레온토스(번역어)'에서 유래됐습니다.

얼굴과 두개골 뼈가 과도하게 성장하는 희귀 질환으로 얼굴이 붓고 비정상적인 외모를 갖게 되며 파제트병, 섬유성 이형성증,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 신장 골다공증 등 다른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신경과 전문의 프랜리 바스케스 박사는 이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40건 미만의 사례가 보고된 매우 희귀한 질환"이라며 "유전 자돌연변이의 영향을 받은 환자는 얼굴과 두개골을 형성하는 뼈에 칼슘이 축적돼 나타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칼슘 축적이 두개골 안쪽, 입, 부비동을 침범할 때까지 상태가 점차 악화되고 실명, 청각 장애, 지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태아 발달 초기에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며 매독, 종양 및 거대증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기도 합니다.

바스케스 박사는 바우티스타 남매의 얼굴 뼈가 무분별하게 성장하면 신경을 심하게 압박하여 실명, 청각 장애, 지적 장애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남매들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이 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으며,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라며 "현존하는 유일한 치료법은 자란 뼈를 노출시켜 조각을 깎아내거나 가능한 경우 뼈를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바우티스타 남매는 진단과 치료를 위해 기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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