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치즈는 얇아지고, 김은 밑장빼기…1년 새 37개 '슈링크플레이션'
입력 2023-12-13 09:24  | 수정 2023-12-13 09:26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습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비자원, 272개 상품 조사 벌여
용량 변경 표시의무 제도화 추진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 인상을 의미하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숨은 물가 상승에 노출된 가운데, 최근 1년간 9개 품목 37개 상품의 용량이 실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가격정보종합포털사이트 참가격(소비자원 운영)에 등록된 가공식품 209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 신고 상품 53개 △언론에 보도된 식품 10개 등 총 272개 가공식품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오늘(13일) 발표했습니다.

견과류부터 핫도그까지 줄줄이 용량↓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 사이 참가격에서 관리하는 가공식품 209개 상품을 조사한 결과 3개 품목 19개 상품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프(HBAF)의 허니버터아몬드 등 16개 상품은 210g 제품의 경우 190g으로 9.5%, 130g 제품은 120g으로 7.7% 줄었습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비엔나(2개 묶음)는 640g에서 560g으로 용량 12.5% 줄었습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체다치즈 15매 제품은 300g에서 270g으로, 20매 제품은 400g에서 360g으로 각각 10%씩 감소했습니다.

지난달 19일 정부가 생필품 슈링크플레이션 실태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유제품 등이 진열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또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통해 지난 8일 접수된 53개 상품 중에서는 9개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의 ‘호올스 스틱 7종은 34g에서 27.9g으로 17.9% 줄어들었습니다.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 2개(1,000ml, 200ml) 상품은 각각 10.0~17.9% 감소했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슈링크플레이션이 언급된 제품 10개 중에서는 9개 제품에서 용량이 줄었습니다. 동원에프앤비의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 해태 고향만두,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8캔 묶음), CJ제일제당의 숯불향 바베큐바, 풀무원의 올바른 핫도그 등 핫도그 4종입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일부 제조사는 용량 변경을 인정하면서도 포장재, 레시피 등이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HBAF와 연세유업은 용량 변경 사실을 자사몰을 통해 고지했다”고 전했습니다.

단속 나선 공정위, 정보제공 방안 발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오늘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용량 축소 등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공정위가 발표한 이번 대책은 △실태조사 및 신고센터 접수현황 △사업자와의 자율협약 체결 방안 △단위가격 표시확대 △용량 등 변경사항 표시의무 제도화 방안 등이 포함됐습니다.

우선 소비자원과 제조사의 자율협약 추진을 통해 제품 용량 변경 시 해당 사실을 자사 홈페이지 등 사전에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유도하고 소비자원에도 이를 통지하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내년부터 소비자원 내 가격조사전담팀을 신설해 참각격 모니터링 대상을 확대하는 등 중량변동 정보까지 조사해 관련 정보를 상시 제공할 방침입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슈링크플레이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며 최대한 신속히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이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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