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 이상 "고물가에 내년 지출 줄일 것"…소비감소 품목 1위는?

소비감소 품목 1위는 여행·외식·숙박…'경기 개선' 전망은 11% 불과

국민 10명 가운데 5명 이상은 내년에 소비지출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내년에도 가계소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30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결과를 오늘(13일) 발표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2.3%는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에 비해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경협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 소비가 올해 큰 폭으로 둔화하고, 내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소비지출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지난해 같은 조사의 집계치(56.2%)보다는 3.9%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비 부진의 강도는 올해보다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협은 부연했습니다.

소비 지출 축소 이유와 품목 / 사진 = 연합뉴스

소비지출을 축소하고자 하는 주된 이유로는 고물가 지속(43.5%)이 꼽혔습니다.

실직 우려 증가 또는 소득 감소 예상(13.1%),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10.1%), 자산 소득 및 기타소득 감소(9%)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소비를 감소할 품목으로는 여행·외식·숙박(20.6%)을 가장 많이 선택했습니다.

이어 여가·문화생활(14.9%), 의류·신발(13.7%) 등 순이었습니다.

내년 소비 여력에 대해서는 올해와 비슷(45.7%)하거나 부족(42.1%)할 것이라는 응답이 주를 이뤘습니다.

부족한 소비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업 및 아르바이트(42.2%), 예·적금 등 해지(22.2%), 주식 등 금융자산 매도(15.4%) 등을 꼽았습니다.

내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10명 중 9명가량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올해와 비슷함(46.5%) 및 악화(42.2%)가 88.7%를 차지했으며,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1.3%에 불과했습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과도한 부채 부담과 고금리·고물가로 가계의 소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한 상황으로, 내년에도 소비지출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금융 부담 완화 노력과 함께 기업투자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확대로 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