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남성 둘과 동거한 한인 여성"…35년전 쓰레기 수거함에서 발견
입력 2023-12-11 15:18  | 수정 2023-12-11 16:02
연합뉴스에서 방영된 한국인 미제사건의 주인공 김정은 씨 /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35년간 미제사건, 지난 10월에야 신원 밝혀져
20살 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이주
2년 만에 이혼 후 남성 둘과 동거해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조지아주 한인 여성 살인사건을 추적했습니다.

지난 9일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35년 동안 미제사건인 김정은 씨 피살사건의 전모를 파헤쳤습니다.

1988년 2월 14일 일요일 밸런타인데이, 미국 조지아주의 작은 도시 '밀렌'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마을 쓰레기 수거함에서 발견된 수상한 가방 안에 담요와 침구에 싸인 여성의 변사체가 담겨있었습니다. 이미 부패가 진행된 사망자는 나체 상태로 전깃줄 같은 와이어에 발목이 묶여 있었습니다. 외상이나 성폭행 흔적은 없었으며, 약물 반응 모두 없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사망의 원인을 질식사로 추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당시 경찰은 변사자가 20대로 추정되며, 검은 머리카락에 윗니가 비뚤어졌다는 특징 외에 그녀의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시신이 부패해 몽타주를 그리기 어려웠고, 시신 발견 장소에 목격자나 CCTV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인근에서 실종신고가 접수된 기록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변사자는 신원미상의 여성을 뜻하는 '제인 도(Jane Doe)'와 지역 이름인 '밀렌'이 합쳐 '밀렌 제인 도'로 불려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DNA 감식 기술을 통해 변사자의 신원이 35년 만에 밝혀졌습니다. 가족이 2021년 한 비영리단체에 DNA를 등록해 놓았는데, 시신과 함께 있던 증거물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변사자는 1988년 당시 26살로, 조지아주 하인스빌에 거주했던 한국인 여성 김정은 씨였습니다. 그는 1981년 20살의 나이에 경기도 평택에서 만난 미군과 결혼한 뒤,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했습니다. 하지만 결혼 2년 만에 이혼하고 그는 하인스빌에서 라운지 바 종업원으로 근무했습니다.


지인들에 따르면, 김정은 씨는 룸메이트였던 '마이클'과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라운지에서 만난 미 육군 상병 '조'와 한집에서 살았습니다. 세 사람은 그렇게 기가 막힌 동거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김정은 씨가 담겨있던 가방은 속칭 '더블백'으로 불리는 군인용 가방이었습니다.

지인들은 김정은 씨와 연인 사이였던 군인 조에 대해 "정은이는 키도 크고 정말 예뻤다. 이후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얘가 그랬구나 싶었다. 걔는 질투가 많고 욱하는 성격이다"라고 의심했습니다.

현재까지 범인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수사팀은 지금도 범인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살인에 대한 시효가 없는 만큼, 앞으로도 정은 씨의 목숨을 앗아간 이에 대한 수사가 계속될 것을 예고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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