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2년째 배당 규모 순이익보다 500억 원 이상 커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가 2년 연속 당기순이익을 크게 웃도는 고배당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니클로의 고배당은 실적이 불매운동 이전 수준까지 돌아가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오늘(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의 2022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배당금은 1800억이었습니다.
이는 같은 해 순이익보다 528억 원이나 많은 것입니다.
이 회사는 2021회계연도에도 순이익보다 509억 원 많은 1400억 원을 배당했습니다.
자료 = 연합뉴스
배당금은 일본 본사와 롯데쇼핑에 돌아갔습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04년 롯데쇼핑과 유니클로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각각 지분 49%, 51%를 출자해 설립한 합작회사입니다.
지난 연도 배당금 1800억 원 가운데 롯데쇼핑이 882억 원, 패스트리테일링이 918억 원을 각각 받은 셈입니다.
롯데쇼핑의 지분구조를 보면 최대주주는 지분 40%를 보유한 롯데지주이고 신동빈 롯데 회장은 10.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통상 기업은 한해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배당하기 때문에 2년 연속 순이익을 웃도는 배당은 이례적입니다.
게다가 에프알엘코리아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국내에서 불매운동 타깃이 돼 실적이 급감했다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유니클로 매장 개장시간 기다리는 고객들 / 사진 = 연합뉴스
회사 매출은 2018년도에 1조 3781억 원에서 2019년도 6298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가 지난 연도에 9219억 원으로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영업이익도 2018년도에 1994억 원에서 이듬해 884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가 지난 연도에 1400억 원대 수준의 흑자를 냈습니다. 순이익도 1200억 원 수준입니다.
이 회사의 부채는 고배당 기간 다시 늘었습니다.
부채총계가 2021년 8월 말 1451억 원에서 지난해 8월 말 2088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 8월 말에는 2301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자료 = 연합뉴스
또 고배당으로 유명한 다른 외국계 기업들과 비교해도 눈에 띕니다.
샤넬코리아의 지난해 배당금은 2950억 원으로 순이익의 94.7%였습니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도 배당금이 2466억 원으로 순이익과 거의 같았습니다. 이 회사는 전년엔 배당하지 않았습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순이익의 59.3%인 2252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습니다.
에르메스코리아 배당금은 1170억 원으로 순이익의 76.1%를 차지했습니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 연도 배당금은 순이익의 141.5%, 그 전년도에는 157.1%였습니다.
회사는 불매운동 타깃이 된 2019회계연도에는 배당하지 않았고 이듬해에는 100억 원을 배당했습니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고배당 이유에 대해 "이사회의 결정 사항"이라며 "그 외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