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의 이용자 폭증
심각한 법적·윤리적 문제 야기할 수 있어
심각한 법적·윤리적 문제 야기할 수 있어
미국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진 속 여성의 옷을 벗기는 딥페이크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사이트의 이용자가 폭증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 그래피카를 인용해 지난 9월 한 달 동안에만 2400만 명이 AI를 사용해 옷을 벗기는 딥페이크 웹사이트를 방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딥페이크는 딥러닝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로, AI를 기반으로 얼굴 등을 실제처럼 조작한 이미지나 영상을 뜻합니다.
그래피카에 따르면 올해 초보다 9월에 X(엑스·옛 트위터)와 레딧 등 소셜미디어에서 AI 옷 벗기기 앱을 광고하는 링크 수가 2400% 늘었으며 조사 대상 사이트 중 한 곳은 "원하는 여성의 옷을 벗기라"는 광고를 낸 곳도 있었습니다.
그래피카는 이 같은 앱과 웹사이트의 인기는 불과 몇 년 전보다 훨씬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AI의 출시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개발자는 오픈 소스 AI를 이용해 무료로 옷 벗기기 앱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딥페이크 앱과 웹사이트는 AI를 사용해 사진 속 사람이 옷을 벗고 있는 것처럼 이미지를 만드는데, 사진 속 인물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블룸버그는 이들 앱과 웹사이트가 최근 AI 기술 발달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셜 미디어에서 당사자의 동의나 통제, 인지 없이 사진을 가져와 나체 사진 등 음란물로 만들고 이를 배포하는 심각한 법적·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X에 올라온 한 광고는 사용자가 AI로 다른 사람의 나체 이미지를 만들어 다시 그 사람에게 보낼 수 있다며 성희롱을 조장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관련 앱은 유튜브에 광고 비용을 지불해 '벌거벗기다'(nudify)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표시됐습니다.
개인정보 보호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발전으로 딥페이크 소프트웨어가 더 쉽고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우려합니다.
디지털 권리 옹호 단체인 일렉트로닉 프론티어 재단의 에바 갈페린 사이버보안국장은 "일반인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런 행위를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며 "고등학생,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구글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성적으로 노골적인 콘텐츠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가 된 광고를 검토했으며 우리 정책을 위반한 광고는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레딧 대변인도 가짜 음란물의 동의 없는 공유는 금지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 여러 도메인을 막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틱톡은 '옷 벗기'(undress)라는 키워드를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