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표적감사 의혹' 유병호 15시간 조사 "시스템 성실히 설명"
입력 2023-12-10 01:58  | 수정 2023-12-10 01:59
고위공직자수사처에서 조사를 받고 나오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혐의는 전면 부인…추가 조사 필요성 검토 예정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표적 감사'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15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귀가했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공수처 특별수사본부(이대환 부장검사)의 요청으로 출석해 어제(9일) 오전 10시부터 오늘(10일) 오전 1시까지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유 사무총장은 '어떤 부분을 소명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감사 시스템에 대해서 아주 성실하게 설명드렸다"고 답했습니다.

표적 감사가 있었는지, 공수처의 추가 소환 요청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말부터 제보를 받아 권익위에 대한 특별 감사를 벌였는데, 전 전 위원장의 근태 의혹 등이 조사 대상이었습니다.

이후 감사원은 지난 6월 전 전 위원장이 직원 갑질로 징계를 받게된 국장의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세종 청사에 근무한 89일 중 83일을 오전 9시 이후 출근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전 전 위원장은 감사에 반발하면서 지난해 12월 최재해 감사원장, 유 사무총장, 제보자로 지목된 감사원 관계자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 등 고발로도 이어지면서 공수처에는 20여 건의 고발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수처가 지난 9월 감사원과 권익위를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도 시작됐는데, 유 사무총장은 국정감사 일정 등을 이유로 다섯차례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다가 어제(9일) 공수처로 출석했습니다.

이날 조사를 위해 공수처는 360여 쪽에 이르는 질문지를 준비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비위 제보 입수 및 특별감사 착수 과정, 감사 결과 보고서 공개 과정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했습니다.

유 사무총장은 "법규와 관행에 따른 정당한 감사였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수처는 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대로 유 사무총장의 추가 소환 여부와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 필요성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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