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상임위·본회의 압도적 찬성…국방부·육사 반대
김 중령 고향 마을서 성금 모아 모교 앞 흉상 세워
김 중령 고향 마을서 성금 모아 모교 앞 흉상 세워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 씨가 연기한 실제 인물인 김오랑 중령은 반란군에 맞서다 36살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에 10년 전 김 중령의 추모비를 건립하기로 여야가 뜻을 모았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도 없고, 논의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김 중령은 1979년 12월 12일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려던 반란군에 맞섰던 인물로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 씨가 맡아 연기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당시 특전사령관의 비서실장으로 상관을 지키기 위해 권총을 뽑아 들고 저항했지만, 반란군의 무차별 총격에 36세의 이른 나이에 숨을 거뒀습니다.
김 중령의 조카는 영화 개봉 후 "삼촌이 전사하는 장면을 보고 눈물이 나서… 참 많이 닮은꼴로 해서 선택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김 중령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 12·12는 법원 판결로 군사 반란으로 규정됐고, 김 중령의 명예 회복도 본격화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3년 국회에서 무공훈장 추서와 추모비 건립안이 발의됐고, 이는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습니다.
2021년 '김오랑 소령 추모식'에 참여한 조카 김영진(66)씨 /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당시 국방부가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당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현재 별도의 추모비를 설치하는 것은 6·25전쟁 때 심일 소령 한 분이기 때문에 '여기에 비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 추모비 건립 장소로 논의된 김 중령의 모교 육군사관학교와 특전사령부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2014년 1월 무공훈장 대신 보훈 훈장이 추서됐지만, 추모비 건립 논의는 중단됐습니다.
이에 김 중령의 고향 마을에서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모교인 초등학교 앞에 추모비 대신 흉상을 세웠습니다.
김 중령의 친구인 배병희 씨는 "육군 사관학교에다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했는데도 그것도 잘 안되고, 이것도 이 골목에 세워져 있어서는 되는 게 아니고…"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한편 김오랑 기념 사업회 측은 지금이라도 김 중령의 군인 정신을 기려야 한다며, 육사에 동상을 건립하고 투철한 정신이 군인 교육 교재에 수록되도록 정부에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