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마지막까지 의사였다"…장기기증해 5명 살린 30대
입력 2023-12-07 14:29  | 수정 2023-12-07 14:38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은애 임상 조교수의 전공의 시절 모습 / 사진 = 서울성모병원 제공

30대 의사가 장기 기증으로 5명의 삶을 살렸습니다.

서울성모병원은 이은애 순천향대 부천병원 가정의학과 임상조교수가 환자 5명에게 장기 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오늘(7일) 밝혔습니다.

이은애 씨는 지난 3일 친구들과 식사를 하던 중 두통, 어지러움, 구토 등의 증상을 보여 응급실로 이송됐고, 뇌출혈을 진단 받았습니다.

이후 이 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경과가 호전되지 않고 결국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겨우 34살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이 씨의 가족들은 환자를 돌보기 위한 사명감으로 의사가 되었던 고인의 뜻을 잇고자 뇌사자 장기 기증을 어렵게 결정했습니다.

고 이은애 씨 빈소 /사진 = 서울성모병원 제공


이 씨는 7년 만에 어렵게 얻은 맏딸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전교 1등, 모교 최초의 의대생, 의대 차석 졸업, 전공의 전국 1등을 하는 등 학업 성적도 뛰어났습니다.

고인의 아버지는 "지켜주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에 딸아이 친구들 외에는 주변에 부고를 알리지도 못했다"며 "깨어날 것 같은 실낱 같은 희망을 부여잡았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을 업으로 삼은 딸이 생의 마지막까지 의사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장기 기증을 어렵게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여동생도 "의사 생활로 힘든 와중에도 늘 가족을 먼저 위했던 언니를 이렇게 보내야 하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언니는 훌륭한 의료인이자 나에게는 자랑스러운 인생의 모토였다"고 회상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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