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Tour List] 한겨울 미식 여행
입력 2023-12-05 18:22 
구룡포 과메기(사진 매경DB 이승환 기자)
과메기가 익어간다 겨울이 맛있다
포항 구룡포, 영덕 창포리 과메기 여행

겨울철 별미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택배 만능인 요즘 세상엔 과메기를 집으로 주문해 편하게 먹을 수도 있지만 겨울바다 여행과 함께 동해안 현지에서 원조 과메기의 ‘찐맛을 본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청어와 꽁치로 만드는 과메기의 본 고장, 경북 영덕의 창포리와 포항 구룡포에서는 지금 겨울 찬바람에 과메기가 고소하게 익어가고 있다.
‘꽁치 과메기의 원조 포항 구룡포
매년 이맘때쯤 포항 구룡포에서는 과메기축제가 펼쳐진다. 청어냐 꽁치냐, 과메기의 원조를 따진 적도 있지만 청어 대신 꽁치가 과메기의 대세가 된 이후로는 사람들의 입맛 역시 꽁치 과메기에 꽂혀 있다. 쫀득하고 고소함이 더한 꽁치 과메기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고 피부 미용에도 좋다.
꽁치 과메기의 본고장은 포항 구룡포. 구룡포는 옛날부터 꽁치가 많이 잡혔고 과메기를 말리기 위한 최적의 기온과 환경을 갖추고 있다. 구룡포는 백두대간에서 불어오는 북서풍과 해풍이 만나는 곳으로 건조하고 차가운 날씨 덕분에 과메기를 만드는 데 최적지로 꼽힌다. 요즘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에 맞는 청정한 환경에서 질 좋은 과메기를 만들어 낸다.
반들반들 윤기가 흐르고 쫀득하게 씹히는 식감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구룡포 과메기는 먹는 방법도 다채롭다. 과메기만 따로 먹기도 하지만 미역과 꼬시래기, 쌈채소, 쪽파, 마른김과 함께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면 더 이상의 별미가 없다. 구룡포항 인근의 과메기 골목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횟집이나 대게집 같은 곳에서 맛볼 수 있다.
위치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청어 과메기의 원조 영덕 창포리
영덕 창포리 과메기 벽화
영덕 창포리 바닷가에 가면 도로변에 과메기 덕장이 늘어서 있다. 덕장에는 청어의 꼬리 부분을 남기고 반으로 갈라 내장을 제거한 후 등을 맞댄 배지기 과메기와 통째로 엮어서 말리는 통과메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배를 갈라 덕장에 널어놓은 청어는 은비늘이 반짝거리고 송진 같은 진한 기름이 손질된 생선 끝에 몽글몽글 맺혀 있다.
창포리 원주민들은 지금도 청어로 만든 원조 과메기를 고집한다. 한때 청어 수확이 급감해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근래 다시 청어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살집이 두툼한 청어는 수분이 천천히 빠져 말리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
대신 기름진 맛이 진하게 배어들어 식감과 풍미가 뛰어나다. 껍질을 벗기고 쫀득한 속살을 쭉쭉 찢어 먹는 통과메기는 창포리 사람들이 인정하는 ‘진짜 과메기다. 창포리 과메기 덕장은 한겨울이 절정기다. 추운 날씨에 큰 일교차가 더해지고, 차가운 바닷바람이 몰아쳐야 진한 풍미의 과메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위치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이상호, 매경DB, 포항시청]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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