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비난 거세지자 "철저하게 조사하겠다" 약속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총격 테러에 맞서 대항한 이스라엘 민간인이 자국군의 오인 사격에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게 인생"이라며 해당 민간인이 무장하고 있었기에 사망에 문제가 없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가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뒤늦게 진상 조사를 하겠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사건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하마스 군인 2명이 서예루살렘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이스라엘인을 공격해 4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하고 나서 발생했습니다.
무장대원이 총을 쏘고 차에 다시 타는 것을 본 유발 도론 캐슬먼(38)은 권총으로 반격하다가 그를 하마스 군인 중 한 명으로 오인한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됐습니다.
소셜 미디어에 퍼진 영상에 따르면 캐슬먼은 총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은 뒤 윗옷을 풀어 헤쳐 자살폭탄 조끼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두 손을 높이 치켜들었습니다. 영상에는 캐슬먼이 군인이 다가오자 "쏘지 마세요"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 군인에 의해 총격을 맞고 사망했습니다.
캐슬먼의 유족은 "처형과도 다름없었다"며 "아들은 신원이 확인되도록 모든 조치를 취했지만 총을 맞았다"며 분노했습니다.
한편 2일 네타냐후 총리는 해당 사건을 두고 캐슬먼이 무장하고 있었던 점을 거론하며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그게 인생"이라고 말해 도마에 올랐습니다.
베니 간츠 전쟁 내각 장관은 엑스(옛 트위터)에 "이 사건은 '인생'이 아니라 미래에 생명을 구할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 경고 신호"라고 비판했습니다.
비난이 거세지자 네타냐후 총리는 입장을 바꿔 캐슬먼을 '이스라엘의 영웅'이라 칭하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습니다. 또 캐슬먼의 아버지 모세와 통화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