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에게 교제 기간 쓴 돈을 돌려달라며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낸 여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오늘(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기 판사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사귀던 B씨에게 지난해 1월 이별을 통보했고, 자신이 그동안 B씨에게 제공한 돈과 물건의 대가로 3천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B씨가 이를 거절하자 A씨는 '네 부모님과 학교 교수들에게도 소장이 갈 것이다', '요즘 인스타에 어느 학과 누구 소문나면 인생 어려워진다더라' 등의 협박성 문자를 보냈습니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강간한 적이 없는데도 데이트폭력과 강간 등 혐의로 고소할 것처럼 협박하며 '네 인생 내가 얼마나 망가뜨릴지 기대하라'는 문자를 전송하기도 했으나, B씨가 실제 돈을 보내지는 않아 A씨의 공갈은 미수에 그쳤습니다.
A씨는 법정에서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며 많은 돈을 지출했다가 뒤늦게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헤어지며 돈을 돌려받으려 했을 뿐"이라며 "피해자가 공포심을 느꼈다고 볼 수 없고 위법성도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보낸 문자메시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가 상당한 공포심을 느낄만한 내용"이라며 "피고인이 금전 반환 청구권을 갖는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상당할 뿐만 아니라, 설령 그런 권리가 있다고 해도 이런 문자를 보낸 것은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어선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