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브렉시트' 풍자한 16억원 벽화는 어디로…뱅크시 벽화 철거된다
입력 2023-11-30 17:37  | 수정 2023-11-30 17:45
브렉시트 표현한 뱅크시 벽화/ 사진=연합뉴스
2019년 덧칠된 후 복원 시도…도시재생사업으로 철거 예정

이른바 '얼굴 없는 화가'로 알려진 영국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벽화가 건물 철거로 인해 사라지게 됐습니다. 이 벽화의 가치는 약 100만 파운드(약 16억 원)로 추정됩니다.

2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 벽화는 영국과 유럽 대륙을 잇는 통로인 도버 여객항 근처에 있으며,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한 이후 2017년에 그려졌습니다. 한 일꾼이 EU 깃발 안에 그려진 별하나를 망치로 깨서 없애는 그림으로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상황을 풍자합니다.

신원을 숨긴 채 익명으로 활동하는 영국 작가 뱅크시는 대리인을 통해 이 그림이 자신의 작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이 벽화는 마을의 관광 명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지만 2019년 건물 외벽에 도료가 덧칠돼 하루아침에 사라졌습니다.

도시 당국은 지워진 그림을 복원하고자 시도해 왔지만, 최근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재생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건물을 철거하게 돼 완전히 사라지게 됐습니다.


도버 시 의회 대변인은 성명에서 "철거를 승인하기에 앞서 작품 보존에 관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었고, 시 의회는 뱅크시의 벽화를 복원하는 일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지역 세금을 들이지 않고서는 실행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시 의회는 해당 벽화가 그려진 것과 2019년 덧칠된 일 모두와 관련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철거를 담당한 업체 측은 건물 잔해를 수거해 작품을 어떤 방식으로든 보존하기 위해 시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당 업체는 그림 복원에 드는 모든 비용을 직접 충당하는 대신 복원에 성공할 경우 그림을 소유하기로 했습니다.

뱅크시는 건물 철거와 관련해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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