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골에 농막 짓고 불법 성매매 광고사이트 운영해 75억 챙긴 일당
입력 2023-11-30 11:31  | 수정 2023-11-30 11:35
A 씨가 사무실로 사용한 경북 영천 소재 농막 / 사진 = 연합뉴스
성매매 업체 5400여 곳과 제휴…경찰, 총책 등 3명 구속 송치

수년간 가입 회원 32만 명 규모의 불법 성매매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75억 원가량을 챙긴 일당이 검거돼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풍속수사팀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총책 50대 A 씨와 모두 40대인 사이트 관리·개발자 B 씨, 자금 인출책 C 씨 등 3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오늘(30일) 밝혔습니다.

경찰은 인출책 1명과 범행 초기 사이트 개설에 협조한 1명 등 2명도 함께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A 씨 등은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6년간 불법 성매매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약 75억 7000만 원의 범죄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국 5482개 성매매 업소와 제휴를 맺고 매월 20만 원의 광고비를 받으며 범죄 수익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는 가입 회원 32만 명 규모로, 게시글 작성 등 활동 실적에 따라 할인권, 무료 쿠폰 등을 제공하며 사이트 이용을 유도했습니다.

A 씨와 B 씨는 과거 컴퓨터 프로그램 회사에서 근무하며 알게 된 사이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함께 퇴사한 뒤 불법 성매매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공모했습니다.

이들은 이후 서울 중구와 경북 영천에 각각 사무실을 1곳씩 차리고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했습니다.

특히 A 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반 시민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천 소재 외진 농지에 직접 농막을 짓고 사무실로 사용했습니다.

이곳에 장기간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물과 음식을 갖추고, 컴퓨터, 노트북, 외장하드 등을 구비해 범행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이 A 씨 주거지에서 캐리어에 담긴 범죄수익금 9억 7000만 원을 압수하는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또 서버 IP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 서버 대여 업체를 이용했고, 범죄 수익금 세탁을 위해 전문 자금 세탁조직에 매달 300만 원의 수수료를 내며 수익금 인출을 의뢰했습니다.

이들은 22개의 법인 명의 대포 계좌를 사용하며 철저한 비대면 방식으로 범죄 수익금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성매매 업소 업주들에게 자금 세탁 조직에서 제공한 대포통장 계좌를 알려줬고, 여기에 광고 수수료가 입금되면 범죄 수익금 세탁조직의 인출책인 C 씨 등이 시중 은행을 돌며 현금으로 인출했습니다.

C 씨 등이 현금을 공유 오피스에 가져다 놓으면 B 씨가 이를 수거했고, 그는 매월 초 대구로 이동해 모아뒀던 범죄수익금을 A 씨에게 최종 전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범죄 수익금을 전하기 위한 모든 연락은 텔레그램 등 익명성이 보장되는 통신 수단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경찰은 지난 7월 단속에 적발된 한 성매매업소의 계좌를 조사하던 중 A 씨 일당과의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수사한 끝에 이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해 지난 8일 송치했습니다.

A 씨 등은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 일부는 주식 투자, 아파트·토지 매입, 고가의 외제차량 구입 등에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 씨 주거지에서 현금 약 9억 7000만 원을, B 씨가 사용한 사무실에서 현금 1억 원을 발견해 총 10억 7000만 원을 압수했습니다.

또 나머지 범죄수익금 약 65억 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받아 환수 조치했으며, 추후 국세청에도 관련 과세 자료를 통보할 예정입니다.

[정다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azeen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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