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공격형 나올 때까지 수정" 투자자정보확인도 무용지물 됐다
입력 2023-11-29 19:00  | 수정 2023-11-29 19:39
【 앵커멘트 】
홍콩 ELS 불완전 판매 의심사례 후속 보도 이어가겠습니다.
ELS 같은 초고위험 상품은 100% 손실도 감당할 수 있는 '공격투자형'으로 판정된 사람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들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투자성향 조작을 유도한 정황이 대거 포착됐습니다.
최은미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고위험 투자 상품에 가입하려면, 투자자정보확인서에서 '공격투자형'으로 나와야 가능합니다.

'원금 손실을 입어도 괜찮다'는 문항에 투자자 본인이 체크하는 형식입니다.

'원금 손실을 원하지 않는다'고 체크한 안정형 투자자는 ELS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은행 직원들은 '공격투자형'으로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신한은행 가입자
- "이거를 자기가 '수정할게요' 하면서 수정해요. 공격 투자형으로 나오게 본인이 태블릿 PC에서 그거를 찍어요. '제가 이렇게 해야지만 이게 가입이 되는 거니까'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런 다음에 '서명만 하시면 돼요'라고 말씀하세요."

▶ 인터뷰 : NH농협은행 가입자
- "공격형이 나와야 되니까 다시 해야 된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다시 했거든요. 내가 위험 감수할 수 있다 이렇게 체크하라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또 안정형으로 나올 거니까."

거액을 투자한 가입자는 자신이 '공격투자형'으로 체크한 기억이 없어 원본을 요청했더니 분실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 KB국민은행 가입자
- "(달라는데 안 주니까) 그다음에 이제 내용증명을 보낸 거죠. 그랬더니 답이 온 게 담당자의 실수로 인해서 그게 분실돼서 없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 거죠."

MBN 집중 보도 이후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자, 금융감독원장도 강한 톤으로 은행들을 질타했습니다.

▶ 인터뷰 :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묻기도 전에 무지성으로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가 다 마련됐다는 등등 운운하시면서 말씀하는 그런 부분은 솔직히 저희에게는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를 했다고 들리기보다는 자기 면피 조치를 했다는 식으로 들리는…."

그나마 NH농협은행은 모든 ELS 상품 판매를 중단했지만, 다른 은행들은 아직 중단 조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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