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친 위해 간 떼어 주고 다리 잃은 가족 돌보는 10대 딸아들
입력 2023-11-29 14:59  | 수정 2023-11-29 15:11
가천효행대상 수상자 양희찬 군(왼쪽)과 최은별 양 / 사진=가천문화재단 제공, 연합뉴스
가천문화재단, 양희찬·최은별 효행대상 수상자 선정

지난해 간 기능 저하로 의식을 잃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떼준 10대 소년과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돌보는 10대 소녀의 이야기가 화제입니다.

경북 구미 금오공고에 재학 중인 양희찬(18) 군은 기꺼이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떼어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지병이 있었고, 어린 여동생에게는 차마 말조차 꺼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양 군은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이식 적합자로 판정이 나자 곧바로 날짜를 잡고 간이식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 후 통증이 있었지만, 양군은 잘 회복했고 양군의 아버지도 수술 이후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양군은 "(간 이식 수술로) 평소 꿈꾸던 직업 군인이 될 수 없겠지만 아버지를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며 "고교 졸업을 앞두고 공장에서 정밀기기를 다루는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데 나중에는 기능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인천 신흥여중에 다니는 최은별(15)양은 어머니 없이 혼자 아버지를 돌보며 집안일을 챙깁니다. 아버지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당뇨 증세가 악화했고, 결국 지난해 초 오른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그의 언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취업 후 따로 살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부친을 병원까지 모시고 가는 일은 최 양 몫입니다.

최 양은 부친이 약을 거르지 않도록 잔소리도 하면서 식사도 챙깁니다. 또 부친의 다리 근육이 굳지 않게 매일 주무르고 연고를 바르며 아버지를 돌보고 있습니다.

최양은 "틈틈이 동네 어르신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에서 받은 월급으로 아버지와 함께 외식도 한다"며 "내년에는 세무 분야를 배우기 위해 상고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가천문화재단은 효심이 지극한 현대판 '심청이'에게 주는 제25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로 양 군과 최 양을 선정했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가천효행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1999년 심청전 원작의 무대로 추정되는 인천 백령도에 심청 동상을 제작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습니다.
가천효행대상 수상자 / 사진=가천문화재단 제공, 연합뉴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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