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름끼친다" 용산 155곳 붉은 글씨 '이갈이' 도배한 범인…알고보니
입력 2023-11-27 13:22  | 수정 2023-11-27 13:24
사진 = 용산경찰서 제공
지난해에 이어 2차례 범행 저지른 30대 미국인 관광객, 출국정지 상태로 수사 중

후암동, 이태원 등 서울시 용산구 일대에 '이갈이'나 'bruxism' 등의 낙서를 한 미국인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서울 용산 일대의 155곳에 그라피티(공공장소에 하는 낙서)를 한 30대 미국인 A씨를 재물손괴 등 혐의로 붙잡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A씨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0월에 두 차례 관광차 입국한 뒤 용산 일대의 굴다리, 쓰레기통, 전봇대 등 155곳에 락카, 스프레이, 페인트 등을 이용해 '이갈이'와 'bruxism' 등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낙서를 한 혐의를 받습니다.

bruxism은 미국 의학용어로 이갈이라는 뜻입니다.

A씨는 SNS에서 자신을 이갈이라고 지칭하며 그라피티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낙서가 점차 늘어나자 주민들은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갈이라는 글자에 숨은 뜻이 있는 게 아니냐" "요즘 더 늘어나서 소름끼친다" 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경찰은 지난 10월 25일 낙서 신고를 접수해 동선을 추적한 끝에 A씨를 특정해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출국정지한 상태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평소 이갈이 방지 장치를 물고 자야 할 정도로 이갈이가 심하다"며 "심각한 질병이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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