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황의조, 협박하듯 피해 여성 신상 일부 공개…2차 가해"

"2차 가해, 다양한 죄명으로 처벌받을 수 있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 측이 성관계 동영상 속 인물을 '기혼 방송인'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해서 사회적인 비난을 받도록 만드는 행위는 다 2차 가해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25일) 이수정 교수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황의조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대환이 지난 2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상대 여성이 방송활동을 하는 공인이며 현재 결혼까지 한 신분이라 신원 노출을 막기 위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피해자 측이 '그게 결국 2차 가해 행위 아니냐'고 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교수는 "황의조가 피의자로 전환된 이유는 피해 여성과의 영상이 동의하에 찍혔느냐 (아니냐를) 법적으로 따져 묻기 위함이다"라며 "피해자 측이 사전에 미리 동의를 해서 촬영을 해야 동의지 피해자 눈에 띄지 않게 휴대폰을 어딘가에 두고 켜놓은 상태라면 그건 동의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 법률 대리인이 '그게 바로 몰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몰카는 불법 촬영죄로 엄벌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교수는 "신원이 특정되어 여성의 신원이 까발려지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거냐"며 "그걸 법률대리인을 통해서 마치 협박하듯이 저렇게 공개한 것은 무슨 고의가 있지 아니하고는 저렇게 하기가 어렵지 않느냐"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23일 피해자 법률 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휴대전화를)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 위치에 두었다고 해서 피해자가 이를 인식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여기 어디에도 피해자의 동의를 구했다는 내용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촬영물을 피해자와 함께 봤다는 황의조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가해자가 불법 촬영 뒤 피해자에게 이런 것(촬영물)이 있다고 알려준다고 '동의'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피해자가 동의해서 찍었다면 왜 교제 중에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2차 가해와 관련해 이 교수는 "다양한 죄명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2차 피해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있기에 이런 식으로 피해자가 원치 않는데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해서 사회적인 비난을 받도록 만드는 행위는 다 2차 가해 행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황의조 측과 피해자 측의 대질조사 가능성에 대해 "(피해여성의) 신원이 다 까발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네티즌들이 이 여성이 누구인지 열심히 찾고 있는데 절대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