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득표 수 똑같아 '동전 던지기'로 시장 선출한 이곳…패자 "규칙은 규칙"
입력 2023-11-22 17:04  | 수정 2024-02-20 17:05
노스캐롤라이나주 먼로시, 무작위로 승자 결정하는 주법 적용

970 대 970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먼로시의 시장 선거에서 경쟁자인 두 후보가 같은 수의 표를 받아 동전 던지기로 시장이 선출되는 다소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시장 선거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17일 치러졌습니다.

그런데 투표 집계 결과, 총 5명의 후보 가운데 40세 로버트 번스 후보와 53세 밥 야나체크 후보가 각각 970표씩 같은 수의 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후보는 모두 재검표를 포기했고, 결국 '동전 던지기'로 승부를 가리기로 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정책에 따르면, 투표자가 5000명 이하인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득표 수가 같을 경우 '무작위'로 승자를 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먼로시 인구 3만 5000여 명 가운데 이번 선거에 참여한 투표자 수는 3551명이었습니다.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는 두 후보와 논의한 뒤 제비 뽑기나, 동전 던지기 등 무작위 추첨 방식 가운데 동전 던지기로 당선을 가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번스 후보가 야나체크 후보에게 먼저 동전의 앞면과 뒷면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청했고, 야나체크 후보가 앞면을 선택함에 따라 번스 후보는 뒷면을 자동적으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1달러 짜리 동전을 던진 결과, 뒷면이 위쪽으로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번스 후보가 2년간 먼로시를 맡을 새 시장으로 선출됐습니다.

결과가 나온 뒤 가족, 친구들과 환호한 번스 후보는 "가장 오래 걸린 동전 던지기처럼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패자인 야나체크 후보는 "우리는 선거에서 패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동전 던지기에서 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규칙은 규칙"이라고 결과에 승복하며 번스 후보와 포옹을 나눴습니다.

'동전 던지기 선거'가 진행된 건 먼로시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아이다호주와 켄터키주에서도 후보들의 득표 수가 똑같아 동전 던지기로 승자를 결정한 바 있습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동전이 아닌 주사위를 던지거나, 후보들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필름통에 넣은 뒤 하나를 뽑는 방식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득표 수가 같은 경우 '연장자'가 당선됩니다.

공직선거법에는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결과 최고 득표자가 2인 이상일 때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도록 한 규정이 있습니다.

총선에서는 해당 사례가 없었지만 지방선거에서는 연장자 당선이 8차례나 있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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