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롤렉스는 오지환, 술은 임찬규에게?…'엘린이' LG 투수 전격 인터뷰
입력 2023-11-19 17:36  | 수정 2023-11-19 17:41
임찬규 투수 / 사진 = 연합뉴스, MBN
임찬규 LG트윈스 투수 MBN 인터뷰
"6살 때 처음 본 야구 경기가 LG vs 두산"
"모두가 우승이라는 한 단어로 끝까지 와"
"가장 어렵고 긴장했던 순간은 3차전"
"감독님, 실패를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

최근 프로야구에서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해 팬들에게 큰 기쁨을 안긴 LG트윈스 투수 임찬규 선수가 고(故) 구본무 LG 회장이 남기고 떠난 전설의 일본 소주 '아와모리주'를 마신 뒷얘기를 전했습니다.

LG트윈스 투수 임찬규 선수는 오늘(19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모두가 우승이라는 그 한 단어로 정말 의심치 않고 끝까지 왔기 때문에 우리 LG트윈스가 올해의 전설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2002년 월드컵처럼 '응원이 정말 뜨겁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LG는 1차전을 패했지만 2~5차전을 내리 승리로 이끌면서 시리스 전적 4승 1패로 KT를 누르고 구단 역사상 세 번째 KS 우승 및 통합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1994년에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한 뒤 무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겁니다.

이에 대해 임 선수는 "1차전 패배 이후 분위기가 다운됐던 건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지환이 형을 필두로 또 고참 형들이랑 같이 어린 친구들을 다시 다독여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사실 2차전에서 주고 있었던 흐름이 넘어갔을 때도 걱정이 좀 많았는데 또 잘 이렇게 넘어간 것 같다"고 회상했습니다.

통합 우승 자리에 오르기까지 위기의 순간을 떠올리면서는 "드라마를 써도 그렇게 쓰지 못하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 MBN


이어 "가장 어렵고 긴장했던 경기는 3차전이었다"며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절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염경엽 감독의 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임 선수는 "도루를 해서 죽을 수도 있고 원하는 구종을 던져서 홈런을 맞을 수도 있는데 그 실패를 두려워하면 저희는 바뀌지 않을 거라고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다"며 "그래서 올해 콘셉트 자체를 선수들이 도전과 끈기로 바꿨다. 실패하더라도 의심하지 않고 모여서 연습했던 게 저희가 바뀔 수 있는 큰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 MBN


지난해 선수 개인적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정신적 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임 선수는 "투구하는 데 있어서 정신적인 부분들이 정말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그래서 작년 부진 이후에 책도 읽어보고 공부를 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 개인적인 시즌도 그렇지만 팀이 저 때문에 시리즈를 못 갔다는 생각에 마음을 좀 많이 고쳐 먹었고, 정신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감독님께서 '네가 구속이 140이 채 안 나와도 너는 충분히 타자를 잡을 수 있는 커브와 체인지업이 있기 때문에 그 장점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직접 주문하셨는데, 그 말씀대로 의심하지 말고 그냥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정말 이게 맞다는 생각이 든 이후로 좀 더 박차를 가했고 그랬더니 감독님 말씀대로 스피드도 올라오더라"고 말했습니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가 6-2로 승리한 뒤 구본무 LG 선대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가 전시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우승 이후 '롤렉스 시계', '전설의 소주' 등의 뒷얘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이 한국 야구 시리즈에서 우승하면 최우수선수(MVP)에게 선물하겠다고 한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은 주장인 오지환 선수가 됐습니다.

이에 대해 임 선수는 "단 1명만 가져갈 수 있는 거라 (오 선수가) 정말 부러웠다"며 "롤렉스여서가 아니라 돌아가신 구 회장님께서 함께 보낸 시간이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그래도 지환이 형이 기부를 해준 덕분에 팬들과 같이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구단주인 구광모 LG 그룹 회장(오른쪽)과 차명석 LG 단장이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 홀에서 열린 2023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기념행사에서 구본무 선대 회장이 남긴 아와모리 소주를 담고 있다 / 사진 = LG트윈스 제공


진행자가 '시계는 오지환 선수에게 갔지만 술은 임찬규에게 갔다는 얘기가 들린다. 술을 잘 마시는 임찬규에게 시음하게 했다는데 맞느냐'는 질문엔 "그렇다. 같이 마셨다"며 "구단주와 단장님이 직접 참석해서 다 같이 마셨고 맛보다는 그 술을 우승 축배로 들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kt에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LG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임 선수는 "LG에 정말 소중한 팬들이 많은데 '조금 더 일찍 잘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또 앞으로 어떻게 더 잘해야 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시즌이었다"며 "저는 6살에 처음 아버지랑 야구장을 가 LG와 두산의 경기를 봤다. 그때부터 LG트윈스 팬이 됐고 야구를 시작하면서 LG트윈스를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저 선수' 하면 어떤 낭만이 있고 추억이 있는 뜨거운 투수로 남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kt를 6-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이 트로피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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