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하고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과 선지로 변별력 확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이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서울 덕수고 윤혜정 교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이번 수능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 9월 모의평가보다 수험생들이 다소 어렵게 체감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수능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으로 다소 평이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입니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합니다.
올해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 이후 치러진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2점으로, 다소 어려웠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윤 교사는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소위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됐다"면서도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과 선지로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문이나 선지의 길이도 특별히 길지 않았습니다. 윤 교사는 "선지의 정교함과 세심함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문의 논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선지를 꼼꼼히 읽어야 정답을 고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독서지문은 4개 모두 EBS 수능 교재에서 연계돼 체감 연계도가 상당히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문학에서는 고전 소설은 지문의 일부분이, 현대시와 고전 시가는 각각 한 작품씩 EBS 수능 교재에서 연계돼 출제됐습니다.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는 '데이터에서 결측치와 이상치의 처리 방법'을 소재로 한 과학·기술 지문에 달린 10번 문항과, '노자'에 대한 학자들의 해석을 다룬 인문 지문에 포함된 15번 문항이 꼽혔습니다.
윤 교사는 "(10번과 관련된) 데이터의 결측치와 이상치는 낯선 개념이지만, 지문 내에 개념이 충분히 설명돼 있어 특별한 전문지식 없이도 지문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양 철학을 다룬 15번 역시 대학별 논술고사를 미리 준비한 학생이 유리할 수 있어 킬러문항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전문용어, 과도하게 추상적인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EBS, 학교 수업을 통해 충실히 학습했다면 풀어낼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정끝별의 '가지가 담을 넘을 때', 유한준의 '잊음을 논함'을 제재로 한 현대시·고전 수필 복합 지문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묻는 27번도 수험생이 까다롭게 느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담화내용이 작성된 글에 잘 반영됐는지 묻는 화법과 작문 40번 문항, 부사어의 다양한 쓰임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묻는 언어와 매체 39번 문항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쉽지 않게 느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