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분 탓 아니었다…교묘하게 질 떨어져도 눈치 못채는 '스킴플레이션'
입력 2023-11-16 08:52  | 수정 2023-11-16 09:01
델몬트 오렌지주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식품의 가격은 유지하고 용량만 교묘하게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이 논란이 된 가운데,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킴플레이션은 '인색하게 아낀다'는 뜻의 '스킴프'(skimp)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식품 기업이나 외식 업자들이 제품의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제품의 재료나 서비스에 들이는 비용을 줄여 결과적으로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오른 사실보다 제품의 양이 줄어든 사실을 발견하기 어려우며, 그중에서 제품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가장 눈치채기 힘듭니다. 스킴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같은 값을 줘도 이전보다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구매해야 합니다.

오늘(16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오렌지 주스 원액 가격이 오르자 올해 델몬트 오렌지 주스의 과즙 함량을 대폭 줄였습니다. 오렌지 100% 제품의 과즙 함량은 80%로 줄었습니다. 델몬트 오렌지주스의 과즙 함량이 80%인 제품의 경우 45%로 낮아졌습니다. 델몬트 포도 주스 또한 과즙 함량이 줄었습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제품 하단에 실제 과즙 함량이 표기돼있어도, 소비자들이 이를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치킨 브랜드 BBQ도 '100%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사용한다고 오랫동안 내세워왔으나, 지난달부터 튀김기름의 절반을 단가가 낮은 해바라기유로 교체했습니다. BBQ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해 올리브유 50%, 해바라기유 50%의 '블렌딩 오일'을 사용한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식당들도 식재료 가격이 오르자 반찬 가짓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스킴플레이션'은 제품 품질을 떨어뜨려 '슈링크플레이션'보다 질적으로 더 나쁘다"면서 "소비자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의 변경 내용을) 투명하게 잘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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