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0명의 일본 작가가 갤러리 비선재에 오늘 모이다
입력 2023-11-15 13:34 


갤러리 비선재가 오늘(15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한 달간 '일본 공모작가 10인 초대전'을 개최합니다.

갤러리 비선재는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한 달에 걸쳐 경쟁에 의한 공모로 일본 신예 작가 10명을 선발했습니다. 일본의 국공립 미술관, 갤러리, 옥션 관계자가 심의해 얻은 결과로 현재 일본에서 눈부시게 활약하는 신진 작가가 주축을 이룹니다.

일본 현대미술의 기저는 모노하와 구타이를 거쳐서 수퍼플랫이라는 일본 팝아트 운동을 거치는 사이 21세기 상반기에 다음과 같은 특성으로 분화하고 있습니다. 첫째, 센세이셔널리즘으로 정물이나 풍경과 같은 대상에 독특한 정서와 감정을 기입하는 스타일입니다. 일본 사회의 고독이나 삶의 부유성 등 에피메럴리티(ephimerality), 즉 영구적으로 감내할 수 없는 삶과 생명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스타일이 많습니다. 둘째, 팝의 재해석입니다. 팝은 무의식의 심연이나 이념을 표상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대중매체와 현실을 대상으로 합니다. 일본 팝아트의 역사는 오래돼 70년대까지 소급됩니다. 셋째, 스텍터클주의입니다. 광대한 경관을 설치나 영상으로 나타내 보이면서 시공간의 문제를 해석합니다. 넷째, 시적 감수성으로 사물에 다가가는 부류가 있습니다. 섬세한 감수성으로 사람 사이의 연약한 관계성(fragility)을 그리는가 하면,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낭만적 거짓(romantic lie)을 다루기도 합니다.



이번에 참가한 10명의 작가는 대략 위와 같은 내용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주로 1980년 이후 태생의 작가이며, 이론이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시기에 태어나서 그 궤도가 하향곡선을 그릴 때 유년기를 보낸 세대입니다. 일본 현대미술에서의 거시 담론, 즉 거대 이슈는 서구의 수용과 일본성의 문제, 사회 정의 실현 등이었는데, 이로 나타난 사조가 모노하, 구타이, 수퍼플랫 등의 미술운동이었습니다. 거대 이슈는 종식을 고했으며, 개인의 정서와 스타일의 개성화에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한일 현대미술 교류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의미가 있습니다. 일본 미술계에서 발언력을 갖는 전문가에 의해 일본 현대미술의 오늘과 내일을 전망하는 계기가 열린 셈입니다. 일본을 이끌어나갈 전시회가 갤러리 비선재에서 열리는 것도 유의미합니다. 갤러리 비선재는 국내외의 우수한 작가의 세계를 소개해왔으며, 국내외 소장가와 미술 관계자를 잇는 가교 구실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시회를 맞춰 일본의 많은 유명 컬렉터가 자국 신진 작가의 한국에서의 반응을 살펴보고 한국 미술 현장을 체험하려고 내한합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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