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인 겨울 찾아와
"아이들이 전쟁으로 죽지 않는다면 추운 겨울과 굶주림으로 죽을 것"
WHO "비가 전염병 고통을 가중시킬 것"
"아이들이 전쟁으로 죽지 않는다면 추운 겨울과 굶주림으로 죽을 것"
WHO "비가 전염병 고통을 가중시킬 것"
14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겨울비가 내린 가운데 겨울에 전염병과 추위, 굶주림 등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가 내려 폭격으로 희뿌옇게 쌓인 건물 잔해와 먼지가 씻겨 내려간 이날 팔레스타인계 영국인 의사인 가산 아부 시타는 소셜미디어 X에 "연기가 걷히고 하늘은 아름다웠다…오늘은 새로운 날"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으로 집을 떠나 피란 중인 사람들에게는 다가오는 겨울이 무섭게 느껴집니다.
오랜만의 비에 텐트 밖으로 나갔다 돌아온 아이들은 곧 추위에 떨기 시작했으며 비포장도로는 진흙탕이 됐습니다.
또한 거센 비바람에 텐트가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오늘(15일)까지 가자지구 내 연료가 고갈돼 인도주의적 활동도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일부 지역은 식수 공급마저 끊기고 하수도가 제 기능을 못 하는 와중에 우기인 겨울이 찾아오면서 전염병 창궐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마거릿 해리스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수인성 전염병과 박테리아 감염, 유아 설사가 늘고 있다며 "비가 고통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WHO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후 가자지구에서 3만 3500건 넘는 설사 사례가 발생했고 대부분 5세 미만 어린이에게서 나타났습니다.
유엔 대피소에 머무는 한 남성은 인도주의적 상황이 점점 긴박해지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이 전쟁으로 죽지 않는다면 추운 겨울과 굶주림으로 죽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가디언은 다음 주 더 많은 폭풍우가 예상된다며 진흙이 이스라엘 무기의 이동을 방해해 전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