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K-pop 아티스트 중 최초로 유네스코 본부 연단에 올라
아이돌 그룹 세븐틴이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에서 단독 연설과 공연을 펼쳤습니다. 케이팝(K-pop) 아티스트가 유네스코 총회급 행사에서 하나의 세션 전체를 배정받은 건 세븐틴이 처음입니다.
세븐틴은 제13회 청년포럼에서 단독 연설 무대를 가졌으며, 세계 청년들에게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븐틴은 지난해 8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교육 캠페인 '고잉투게더'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눈여겨보던 유네스코 본부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에 3자 업무협약을 제안해 고잉투게더가 글로벌 캠페인으로 이어졌습니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된 제13회 청년포럼에서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멤버들이 연설대에 선 모습. /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행사에 부상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한 에스쿱스 외 12명 전원이 참석했습니다. 인원이 많아 멤버 중 승관, 준, 우지, 민규, 조슈아, 버논 등 6명이 대표로 연설했습니다.
승관이 제일 먼저 연단에 서며 자신의 고향인 제주도에 관해 언급했습니다. 승관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문화유산이라는 섬에서 미래를 꿈꾸던 작은 소년은 오늘 이렇게 유네스코 본부에 섰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중국 출신인 준도 중국어로 "우리는 각자 완벽하진 않을지 몰라도 함께라면 최고의 팀"이라며 "비록 현재에 많은 문제와 미래의 많은 불확실성이 있더라도, 함께라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팀에 대한 끈끈한 믿음을 보였습니다.
이어 팀의 프로듀서 역할을 맡은 우지는 "처음 데뷔했을 때 멤버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멤버들 평균 나이가 17살로 너무 어리다 보니 '멤버 간 잘 못 지낼 거다',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긴 어려울 거다'라는 의심도 많았다"며 초반에 겪었던 어려움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기엔 우린 너무 젊었다. 보컬, 퍼포먼스, 힙합 등 서로 다른 능력과 감정을 갖고 있던 멤버들이 서로 배우고 어울리면서 팀의 색깔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그룹이 성장해온 과정을 전했습니다.
우지는 "앨범 작업할 때 정기적으로 단체 회의를 열어 멤버 모두의 이야기를 담는다"며 "멤버 수가 많아 의견을 모으는 게 쉽진 않지만, 오히려 그 과정들이 우릴 하나로 만들어줬다"며 멤버들과 꾸준히 소통해왔다고 전했습니다.
민규는 세븐틴의 기부 활동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2016년 처음 정산을 받아, 데뷔 기념일에 맞춰 아프리카 탄자니아 어린이들을 위해 멤버들 이름의 염소 13마리를 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탄자니아의 한 어린이로부터 염소 사진과 함께 "꿈을 위해 염소를 잘 키우겠다"고 적힌 편지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민규는 "그 글귀를 보고 꿈을 위해 달려온 과정들이 생각났다"며 "저희는 그 탄자니아 아이가 그랬듯 꿈을 위해 함께 가르치고 배우고 성장하며 달려왔고, 첫 단독 공연의 관객이 800명도 되지 않던 그룹에서 이제 15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하는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세븐틴은 지난해 8월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교육캠페인 '고잉투게더'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에 조슈아는 "'고잉 투게더'는 전 세계인을 위한 캠페인으로 더 확장할 기회를 맞았다"며 앞으로 "제3세계에 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학교를 짓고, 교육을 위한 토론의 장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할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조슈아는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 앰배서더로 적극 활동하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버논은 연설을 매듭지으며 5곡의 가사 일부를 인용해 세븐틴이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버논은 "서로의 보살핌이 있다면 우리는 세상에 필요한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우리가 함께하는 순간, 수많은 내일들의 용기가 되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연설 이후 세븐틴은 월드, 달링, 헤드라이너 등 5개의 대표곡을 선보였으며, 이에 현장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한편 세븐틴의 연설과 공연에 메인홀의 좌석 1220석은 173개국 청년 대표와 사전 추첨으로 선정된 550명의 팬, 각국 관계자 등으로 가득 찼습니다. 현지 특파원과 해외 매체 등 총 21곳이 취재를 오기도 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