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의붓딸 피임약 먹여 성폭행한 계부, 징역 25년 선고

친모는 "너가 비위 맞춰줘"…딸, 극단 선택

초등학생이던 의붓딸에 피임약을 먹여가며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계부에 징역 25년형이 선고됐습니다.

친모에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 한 채 정신적 고통을 받던 피해자는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형사1부(김정아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의붓딸 B 양을 상대로 친족 준강간, 미성년자 강제추행, 아동 성희롱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징역 25년형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 2016년 5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약 6년6개월 동안 의붓딸인 B 양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B 양의 친모와 함께 살고 있던 A 씨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B 양이 2주에 한 번 친모를 만나러 올 때마다 성추행했고, B 양과 함께 살게 된 2019년부터는 노골적으로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A 씨는 B 양이 성관계를 거부하면 외출을 금지하고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드는 등 위협을 가하고 '가족과 흩어져 살 것'이라고 협박하는 등 B 양이 반항을 못하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미성년자인 B 양에게 술과 담배를 권하며 성폭행을 시도하고, 친모 C 씨가 있는 술자리에서도 성폭행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친모는 B 양이 자신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오히려 딸에게 애교를 부리며 A 씨의 비위를 맞춰줄 것을 강요했습니다.

A 씨는 B 양에 피임약을 복용하게 하면서 성폭행을 이어갔고, B양은 투신, 자해 등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며 A 씨의 성폭행은 멈췄지만 B 양은 정신적 고통에 벗어나기 위해 술과 담배에 손을 댔고,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A 씨가 기소된 지 1주일 후 주취 상태로 옥상에서 추락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재판부는 "실족사인지 자살인지 알 수 없지만 장기간 괴로워하며 몸부림친 피해자 모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며 "피해자가 생전 겪었을 고통과 피해자 죽음을 애도하며 중형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