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장난으로 없어진 한라산소주 7만ℓ…2심에서 "창고 책임 25%"
입력 2023-11-10 17:47  | 수정 2023-11-10 17:48
한라산 소주 생산시설 / 사진=연합뉴스
1심에서 패소했던 한라산, 2심에서 일부 승소해

소주 원액을 보관해 둔 임대 창고에 불이 나 수억 원의 재산 피해를 본 한라산소주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일부 배상을 받게 됐습니다.

오늘(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주 민사1부(이재신 부장판사)는 주식회사 한라산이 재단법인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가 손해액 5억 4000여만 원의 25%인 1억 3500여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한라산은 지난 2018년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와 성이시돌목장 창고 임대 계약을 맺고 숙성용 오크통 356개와 원주 6만 9558ℓ를 보관했습니다.


그런데 2020년 3월 5일 오후 당시 협회가 위탁 감호하던 청소년들이 건물 주변에서 불장난하다가 창고에 화재가 발생해 주정 원액이 든 오크통 356개가 모두 타버렸습니다.

회사 측은 협회의 관리 부실로 불이 나 재산 피해를 봤다며 지난 2021년 2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비영리 목적의 재단법인인 협회 상황 등을 고려해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지만, 소주 회사 측이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패소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오늘 재판부는 "창고 시설 종사자들의 청소년들에 대한 보호·감독 의무 위반으로 인한 이 사건 화재는 시설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관련성이 인정되며, 피고는 창고 종사자들의 사용자로서 화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피고가 공익 목적으로 이 사건 시설을 설립해 운영해 온 점, 불탄 오크통과 원주가 화재에 상당히 취약한 물건인데도 원고가 창고 안전관리나 화재 방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손해에 대한 피고의 책임비율은 25%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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