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총 대신 나무 몽둥이 들고 훈련"…군무원 중도퇴직 급증 왜?
입력 2023-11-09 19:00  | 수정 2023-11-09 19:49
【 앵커멘트 】
일선 군 부대와 시설 등에서 현역 군인들과 함께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있습니다.
비전투 업무를 담당하는 특정직 공무원, 바로 군무원들인데요.
그런데 군 병력이 갈수록 부족해지다 보니, 군인들의 업무까지 이들에게 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 '군인 아닌 군인'이 되는 군무원들의 실태를 권용범, 신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군무원이란 군의 기술, 연구, 예비전력관리 또는 행정관리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는 특정직 공무원입니다.

군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군형법에 적용을 받고 군사재판을 받지만, 군인은 아닌 신분인데요.

저출산과 복무기간 단축으로 현재 우리 군의 병력은 5년 전보다 12만여 명 급감해 50만 명을 밑도는 수준입니다.


국방부는 4만 5,000명 규모의 군무원을 오는 2027년까지 4만 7,000명으로 2,000명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병력 감소에 따른 비전투 분야 업무 공백을 군무원으로 채우겠다는 계산입니다.

그런데 현장의 분위기는 다릅니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 6월까지 근무를 하다 중도퇴직한 군무원은 3,165명.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403명이 뽑힌 지 1년도 안 된 경우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정원보다 인원이 5,000명 넘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왜 이런 상황이 생긴 걸까요?

현직 군무원들을 직접 만나 봤습니다.


【 기자 】
강원도에서 근무하는 군무원 A씨는 영내에 거동수상자가 나타나자 출동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훈련 한 번 받아본 적도 없었지만 받은 물품은 진압봉, 호루라기, 포승줄 등이 전부였습니다.

▶ 인터뷰 : 군무원 A
- "출동을 한다면 전문적인 대응은 조금 힘들지 않나…. 상대가 무기 소지를 하고 있으면 저희는 더더군다나 불안한…."

병력 부족으로 군인을 대신해 훈련에 나가는 군무원들이 쓰는 나무 몽둥이입니다.

군무원에게는 총기 지급이 불가능해 대신 지급된 겁니다.

▶ 인터뷰(☎) : 군무원 B
- "군인들 생각이 군무원이 뭔지 잘 몰라요. 대체용인 줄 알아요 저희들이. 갈등이 많죠. 그것 때문에."

필기와 실기평가로 군무원이 됐지만, 입직 이후에는 체력 검정도 받아야 합니다.

일정 수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고과에 반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군무원 C
- "안 좋은 성적 받으면 후반기 때 무조건 한번 더 해서 좋은 등급 받도록 무조건 강제로 강요를 하고 있고요."

처우도 상대적으로 열악합니다.

대부분 지방 근무를 하지만 군 간부에 밀려 관사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일반 공무원들보다 당직 수당도 적습니다.

군무원들의 이탈이 이어지자 국방부는 군무원 대표를 임명해 고충을 듣겠다는 대책 등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대표들 대부분 군 출신이기 때문에 군무원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전하규 / 국방부 대변인
- "각 부대별 임무의 특성과 여건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런 것에 최적화된 군무원 운용 방안에 대해서 앞으로 검토하고…."

▶ 인터뷰 : 군무원 D
- "저희는 다른 공무원들이랑 동일하게 해 달라는 겁니다. 경찰도 직협이 있고 소방도 노조가 있는 시기에 우리도 우리 스스로…."

지난 6월 군무원도 직장협의체를 구성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한 달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었습니다.

MBN뉴스 신재우입니다.

[신재우 기자 shincech@mbn.co.kr ]
[권용범 기자 dragontiger@mbn.co.kr]

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 전현준·현기혁·신성호 VJ
영상편집 : 김상진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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