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택배 통해 빈대가 확산된다" 공포감 커져…과연 진실은?
입력 2023-11-08 11:43  | 수정 2023-11-08 11:48
'택배 물류센터 빈대 발견' 게시글/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쇼핑·해외 직구 소비자, "불안 느껴 주문 취소"
전문가 "택배 물류센터에서 빈대 번식하긴 어렵다"
"차라리 바깥에서 옷을 한 번 털고 들어오는 게 나을 것"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빈대가 출몰하며 택배를 통해 빈대가 확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외출 과정에서 의류나 소지품에 빈대가 기어들어 갈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퍼지며 택배를 집 안에 들이는 것 또한 문제 삼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최근 식료품을 비롯한 생필품 구매를 주로 온라인 쇼핑에 의지하거나 택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며 부담감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열 살 딸을 둔 김유진 씨는 빈대에 대한 불안감으로 온라인 소핑으로 주문한 식재료를 취소했습니다.


김 씨는 "거의 이틀이 한 번꼴로 택배를 시키는데 딸이 아직 어려서 더 조심할 수밖에 없다"며 "빈대 얘기가 잠잠해질 때까지 당분간 택배 주문을 자제하고 직접 장을 보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해외 직구를 즐겨 이용하는 소비자도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주로 중국산 전자제품 직구를 이용한다는 김 모 씨는 "빈대가 해외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하니 더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택배를 2~3일 정도 바깥에 두었다 받는다', '택배 포장도 밖에서 내용물만 집 안으로 가져간다' 등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불안감이 커지자 근거가 불분명한 루머까지 등장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와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쇼핑몰 업체의 보냉 가방에서 빈대가 발견됐다', '빈대가 출몰했다는 물류센터 리스트를 공유한다' 등 진위와 의도를 확인하기 어려운 게시글들이 작성됐습니다.

이러한 게시글들이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지면 해당 업체는 물론 관련 업체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모든 물류 사업장에 전문 업체의 정기적 소독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고 현재까지 관련 해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며 "최초 유포자와 유언비어를 퍼 나른 이들 모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여 과잉 대응하기보다는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엄훈식 한국방역협회 선임연구원은 "밤에 침대에 누워 자는 사람의 피를 빨아 먹이로 삼는 빈대의 특성상 택배 물류센터는 빈대가 번식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확률적으로 희박한 택배를 이용한 빈대 유입 가능성을 걱정하기보다는 차라리 바깥에서 옷을 한 번 털고 들어오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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