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조영남, 내일부터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전 개최…"메이저 전시회장은 처음"
입력 2023-11-06 13:44 
조영남의 대표작부터 신작까지 총 100여 점 전시
팝아트, 서양화, 한국화 등 다양한 장르 선보여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이 내일(7일)부터 서울 세빛섬 애니버셔리(ANNIVERSARY) 갤러리에서 개인전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을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이어지며 무료입장으로 진행됩니다.

조영남 작가는 부제가 '조영남의 미술편력'인 이번 전시에 대해 "내 생애 최후의 전시처럼 느껴진다. 기분이 째진다는 뜻"이라며 "믿기지 않겠지만 수십 번 넘게 전시회를 펼쳤지만 단 한 번도 메이저 전시회장에서 전시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작가는 "전시장 대표들과도 각별한 사이였는데도 제가 워낙 알려진 현역 대중가요가수이기 때문에 그쪽에 폐가 될까 봐 말을 못 꺼냈던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극동에서 온 꽃 Flower from Fareast, 1998, acrylic on canvas , 115x150cm


이번 전시는 전남 남원의 김병종 미술관과 서울 세빛섬 애니버셔리 갤러리에서 동시에 열립니다.

대중가요계의 정상을 지켜왔던 작가는 미술을 음악과 비교하며 말했습니다. 작가는 "음악은 엄격한 규율에 속해 있고 전체가 수학적이며 과학적인 반면에 미술은 규칙이라는 게 없다"며 "가령 클래식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운명'에서 맨 첫소리는 계명으로 '도도도라', 그러니까 모든 악기가 동일하게 '따다다단'을 연주해야 한다. 그런 음악에 비해 미술엔 도무지 규격이나 규칙 같은 게 단 한 군데도 없다. 음악은 철저하게 룰이 정해져 있고 미술은 자유 그 자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미술 작업을 낚시에도 빗대어 말했습니다. 작가는 "낚시 좋아하는 사람들이 짬만 나면 낚시통 메고 낚시하러 가듯 그것과 똑같은 애착으로 그림을 그리곤 했습니다"라며 "낚시하는 사람은 큰 고기 한 마리를 잡으면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 한 방 찍으면 끝나지만 미술은 결과물이 나오면 사방에서 '전시하자', 심지어는 '이거 얼마에 팝니까?'하며 그 자리에서 작품과 화폐를 교환하는 경우도 생기지요. 잘만 그리면 큰돈을 확보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이라고 소리를 박박 지르고 있는 겁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애니버셔리 갤러리


남가연 애니버셔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에 대해 "이곳에서의 현대미술은 완전한 자유를 뜻한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화려한 화투 그림부터 서정적인 초가집, 배 등 색다른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다"며 "'얽매임 없이 완전히 자유로운 현대미술'이라는 의미가 온전히 드러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미술을 겁내지 않고 마음껏 즐기길 바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동훈 기자]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