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생 한국계 미국인 스테이시 박 밀번···33세 나이로 지난 2020년 사망
미국 조폐국(USM)이 발행하는 25센트 동전 뒷면에 한국계 여성 장애인 인권운동가의 얼굴이 새겨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주화에 한국계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미주중앙일보와 USM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주화에 나오는 인권운동가는 스테이시 박 밀번(Stacey Park Milburn)입니다.
밀번 씨는 1987년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장애 정의를 위한 시위 중 시위대에게 연설하고 있는 밀번 씨. / 사진 = 구글 아트 앤 컬쳐 제공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선천적으로 근육 퇴행성 질환인 근이영양증을 가지고 태어난 밀번 씨는 휠체어로 계단을 올라가기 위해 경사로를 고안하는 등의 경험을 통해 인권운동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밀번 씨는 학교에서 장애인 역사 교육 과정을 가르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노스캐롤라이나 법안 작성과 통과에 역할을 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그를 장애인협회 위원으로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소외된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단체도 창업했습니다. 2014년 오바마 해정부의 직속 기관 지적장애인위원회에서는 장애인 정책 자문 위원으로도 일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방역 키트를 제작해 장애인과 저소득층에게 나눠주는 일을 맡았습니다.
암 투병 중에도 열정적으로 활동한 그는 생일날인 2020년 5월 19일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 트위터 등 SNS에 #StaceyTaughtUs(스테이시가 우리를 가르쳤다)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2025 미국 여성 주화 프로그램'을 진행한 USM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얼굴이 담긴 주화 뒷면에 얼굴을 새길 여성 후보자 20명을 검토한 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5명을 최종 발표했습니다.
USM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미국 여성계에서 업적과 공헌도가 큰 인물을 기리기 위해 사람들이 자주 쓰는 25센트 주화 뒷면에 얼굴을 새기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미국 수정헌법 제19조 발효 100주년을 기념해 2020년 연방 의회가 통과시킨 법에 따른 것입니다.
이번 후보에는 밀번 씨 이외에도 참정권 운동가이자 흑인 언론인 아이다 웰스, 걸스카우트 창립자 줄리엣 고든, 은하 회전 연구를 개척한 천문학자 베라 루빈, 최초의 흑인 테니스 선수 앨시어 깁슨 등이 포함됐습니다.
USM은 검토 과정을 거쳐 이들의 얼굴이 들어간 주화의 최종 디자인을 결정할 방침입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