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취없이 제왕절개 수술…비참한 가자지구 병원
입력 2023-11-03 14:21  | 수정 2023-11-03 14:29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에 모여든 피란민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군 잇단 공습으로 의료시스템 붕괴
의료진들 "공급물품도 없어…지친 상태"

미국 구호단체 '메드글로벌'(MedGlobal)에서 활동 중인 여성 라자 무슬레(50)씨는 2일(현지시간) CNN 방송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알시파 병원의 처참함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병원들의 상황은 비참하다. 울게 만든다"며 알시파 병원에 피란한 많은 사람이 복도 바닥에서 잠을 자고 부상자들을 치료할 장비가 부족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궤멸한다며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무차별적 공습을 이어가 가자지구의 보건·의료 시스템이 붕괴됐습니다.

다리에 피가 흐르는 한 여성은 병원 바닥에 멍한 표정을 앉아 있고 한 젊은 남성은 목과 다리에 붕대를 두른 채 핏자국이 곳곳에 보이는 바닥에 누워 있었습니다.


병원 응급실은 성인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로 가득 찼는데 이들 중 일부는 울고 일부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습니다.

의료진은 환자들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지친 상태입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35개 병원 중 16개가 이스라엘군 공습 등으로 운영을 멈췄습니다.

가자지구의 유일한 암 병원은 공습으로 공급 장비가 손상돼 운영을 중단했고 환자를 받는 다른 병원들의 상황도 암울했습니다.

특히 임신부와 신생아 등 취약층이 극도로 위험한 상황입니다.

구호단체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임신 여성들이 마취제 없이 제왕절개수술을 받고 있고, 이런 고통에서 다음 달까지 하루 평균 160명의 임신부가 출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병원 내 신생아들이 있는 인큐베이터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 /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어제(2일)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어린이들이 심하게 다쳐 병원에 실려 왔다고 전했습니다.

카말 아드완 병원에는 이스라엘군의 잇단 공습으로 발생한 시신이나 부상자가 많은데 일부 어린이는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부상이 심하다고 전했습니다.

의사들은 의료품 부족에 마취제 없이 중상자들을 수술하고 상처를 소독하는 데 식초를 쓰고 있다고 NYT가 전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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