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닭서 '무더기 벌레' 나왔는데 "인체에 무해?"…소비자 '분노'
입력 2023-11-03 08:20  | 수정 2023-11-03 09:06
김흥국 하림 회장/사진=연합뉴스
닭이 거저리 유충을 먹고 식도 부분에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
"좀 더 세밀하게 전수 조사할 것"
"앞으로 위생 관리 등 잘하겠다"


최근 시중에 유통되는 브랜드 '하림'의 생닭에서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리 유충이 무더기로 발견된 가운데 김홍국 하림 회장이 "인체에 해가 없다"고 해명해 화제입니다.

해명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소비자가 하림 브랜드 생닭을 손질하던 중 벌레로 보이는 이물질을 대량으로 발견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해당 소비자는 하림 브랜드 생닭을 수도권의 한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목 부위에서 수십 마리 애벌레가 나왔다며 식품안전정보원이 운영하는 부정·불량식품 통합신고센터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하림 측은 성명을 내고 "이물질이 발생한 제품이 소비자에게까지 유통돼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정비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동화 설비이다 보니 그동안 전 공정을 전수 조사하기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인력을 더 투입해 사육부터 포장까지 육계 생산 전 과정에 걸쳐 좀 더 세밀하게 전수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김흥국 회장은 그제(1일) 열린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친환경 농장은 소독약을 쓰지 못해 벌레가 많다"며 "인체에 전혀 해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위생 관리 등을 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하림 측은 "김 회장이 생닭 이물질 경위를 설명하면서 모이주머니에 남아있던 딱정벌레 유충이 걸러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부분을 짚었는데, 부가적으로 벌레가 인체에는 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림 측에 따르면 김 회장의 해명은 재발 방지와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는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어제(2일) 유통업계는 정읍시와 방역 업체의 현장 조사 결과 해당 이물질이 딱정벌레의 일종인 거저리 유충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습니다.

정읍시는 해당 닭이 농장 깔짚에서 자라던 거저리 유충을 먹었고, 제품 출하 전 도축 과정에서 모이주머니가 터지면서 식도 부분에 유충이 자리 잡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정읍시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에 따라 하림 측에 '경고' 등 행정 처분을 내릴 예정입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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