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구속 후기' 쓴 칼부림 예고 남성, "징역 1년, 난 무겁다"

구속 후기, "장난스럽게 쓴 건 맞지만 반성을 안 하는 게 아니다"
검찰과 칼부림 예고 남성, 같은 날 항소

한 20대 남성이 재미있다는 이유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흉기 난동 예고 글을 올려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해당 판결의 형량이 적정한지를 두고 검찰과 피고인 측이 다시 법정 다툼을 벌입니다.

그제(31일) 검찰은 '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취지로 항소했고 A씨도 같은 날 '원심의 양형이 무겁다'며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A씨는 지난 8월 오후 6시 56분쯤 춘천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는 제목의 글과 흉기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는 등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재미로 그랬다"고 진술했으며 법정에서 혐의 인정 후 재판부에 6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습니다.

1심은 A씨가 다른 종류 범죄로 한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 외에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실제 범죄를 실현할 의지가 보이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고 집행유예로 선처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풀려난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속 후기 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건 발생 후 판결받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적었습니다.

또한 A씨는 살인 예고 글을 올린 행위로 교도소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수용자들에게 알려지며 '인기남'으로 불렸다고 서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후기 글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장난스럽게 쓴 건 맞지만 반성을 안 하는 게 아니다"라며 또 해명 글을 올렸습니다.

원심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해당 범행으로 경찰관 약 20명이 출동하게 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경찰력의 낭비를 초래한 점, 집행유예로 석방된 직후 '교도소에서 인기남'이라는 글을 올려 공권력을 조롱한 점을 고려해 항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A씨는 1심에서 사선 변호인을 선임했으나 이번 항소심에서는 국선 변호인 선임을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