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가득한 계단에서 "불이야" 목쉬도록 외친 중학생, 주민 목숨 구했다

주민 56명 무사 대피···인명피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주말 아침 오피스텔 화재 현장에 있던 중학생이 이웃들의 대피를 도와 인명 피해를 막은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전 9시 21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10층짜리 주거용 오피스텔 2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인하대사범대부속중학교 2학년 조우신(14)군은 당시 가족들과 함께 집 안에 있다가 우연히 검은 연기가 치솟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조군은 7층 집에서 나와 이미 연기가 가득 찬 계단으로 대피하면서 이웃들이 들을 수 있도록 "불이야"라고 연신 소리를 질렀습니다.

조군은 가족들과 대피하던 중 계단에 다른 사람이 안 보여서 본능적으로 크게 소리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건물 바깥으로 나온 조군은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창문을 연 주민들을 향해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낮은 자세로 대피하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대피한 주민들은 조군이 아니었다면 화재 현장을 빠져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초동 대피가 중요한 화재 현장에서 조군이 솔선수범해 주민들을 도왔다고 보고 미추홀경찰서장 명의의 표창장을 수여했습니다.

경찰은 "조군 덕에 주민 56명이 무사히 대피해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경호 인하사대부중 교장은 "평소 안전 교육과 재난 대피 훈련 등이 효과를 거둔 것 같다"며 "위험한 상황에서도 용기와 기지를 발휘한 조군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표창받은 조우신군(오른쪽 세 번째). / 사진 = 인하대사범대부속중학교 제공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