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코스프레 아줌마" 조롱한 일본 의원…"앞으로도 정치하겠다"

인권 침해 지적받은 의원 "차별하지 않았다"
전문가 "차별 선동하는 전형적 표현 담겨…자민당 죄 무겁다"

"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의상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해 완전히 품격에 문제가 있다"

2016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같은 말을 올렸다가 최근 법무 당국으로부터 '인권 침해' 사례로 지적받은 일본 국회의원이 최근 "차별하지 않았다"며 '적반하장식 반론'을 폈습니다.

오늘(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 스기타 미오 중의원(하원) 의원은 지난달 27일 SNS 올린 영상에 대해 "아이누와 재일교포 여러분에 대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역차별과 사이비, 그에 수반되는 이권과 차별을 이용해 일본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있다"며 "차별이 없어지면 곤란한 사람들과 싸워왔다. 나는 차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흔들림 없이 정치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스기타 의원은 앞서 문제가 된 차별적 발언을 하고, 이에 재일교포와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족이 각각 오사카와 삿포로 법무국에 인권 구제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법무국은 모두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습니다.

스기타 의원은 이 같은 결정에 일부 (인권 침해로) 인정된 부분에 대해서 지난해 게시된 글을 삭제하고 사죄했다고 밝혔지만, 이번에 올린 영상에서는 '사죄'와는 거리가 다소 멀어 보였습니다.

한편 그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우익 성향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사회학자인 아케도 다카히로 오사카공립대 교수는 스기타 의원 반론과 관련해 "현대판 인종 차별주의 본질이 응축돼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평론가인 후루야 쓰네히라 씨도 "영상을 보면 차별적 차별을 반복하는 '넷우익'(극우성향 누리꾼)들이 쓰는 일반적인 표현만 있다"며 "암담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차별 발언을 지속하는 스기타 씨에게는 국회의원 자리를 주는 자민당의 죄가 무겁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스기타 의원이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자 "특정한 민족, 국적 사람들을 배척하려는 부당한 차별이 용서돼서는 안 된다"는 일반론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