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19개국 중 육아휴직 사용률 최하
소요 재원 마련·특수고용직 형평성 문제
소요 재원 마련·특수고용직 형평성 문제
정부가 출산 후 별도 신청 없이 바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늘(31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최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과 관련한 협의를 시작했습니다.
원칙적으로 근로자에게 자동으로 육아휴직을 부여하고 경제적 이유 등으로 육아휴직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미사용 신청서를 내도록 한다는 내용입니다.
저고위가 이러한 정책을 도입하는 것은 육아휴직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판단하에서입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출산율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육아 페널티의 현실, 육아휴직 사용권 보장을 위한 개선 과제(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출생아 100명당 한국의 육아휴직 사용비율은 여성과 남성 각각 21.4명, 1.3명입니다. 정보가 공개된 OECD 19개 국가 중 사용자 수가 가장 적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육아휴직 시 급여가 낮아 수입이 크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현실성 없는 제도라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정책 시행을 위해선 육아휴직 급여를 더 상향해야 하는데 막대한 재정 추가가 비롯되고, 급여 대상자 또한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소요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겁니다.
육아휴직 재원은 고용보험기금으로, 지난해 말 기준 적립금이 6조 3000억 원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공공자금관리금에서 빌려온 예수금을 제외하면 실적립금은 3조 9000억 원 적자 상태입니다.
또한 고용보험에 가입한 직장인을 기반으로 육아휴직제도를 시행한다는 점에서 특수고용노동자와 자영업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