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기 추도 행사서 유족 "하고 싶은 일 많았을 텐데"
한국 좋아해 유학까지 갔던 메이 씨, 4개월 만에 변 당해
한국 좋아해 유학까지 갔던 메이 씨, 4개월 만에 변 당해
1년 전 '이태원 참사'로 숨진 일본 희생자 유족이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일본인 고(故) 도미카와 메이 씨는 지난해 6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 유학 길에 올랐습니다.
웹디자이너라는 직업을 뒤로 하고 서울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한 이유는 한국 문화에 대한 시들지 않는 애정때문이었습니다.
메이 씨는 가족에게 "나중에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 유학 4개월 만에 변을 당했습니다.
평소 아버지에게 한국에서의 일상 생활을 공유하던 메이 씨는 참사 당일에도 "인사동이라는 곳에서 먹은 비빔밥이 맛있었어!! 오늘은 같은 반 프랑스 친구를 만나"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메이 씨는 아버지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끝내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메이 씨의 나이는 불과 26세였습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로 출발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도미카와 아유무 씨 / 사진 = NHK
고인의 아버지인 도미카와 아유무 씨는 지난 28일 홋카이도에서 열린 법요 행사에서 딸의 영정을 안고 "눈 깜짝할 사이 1년이 지나갔다"며 "처음에는 슬프고 슬펐다.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았을 텐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어 아유무 씨는 "희생자의 가족, 친구들은 몸과 마음에 모두 큰 상처를 입었다"며 "희생자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배병수 주삿포로 한국 총영사는 고인의 집을 방문해 유족을 만났습니다.
아유무 씨는 배 총영사에게 "딸이 사랑하는 한국에서 두 번 다시 사고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고, 이에 배 총영사는 "한국을 사랑해준 메이 씨를 잊지 않겠다"며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