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골목 입구 '추모의 벽', 추모 물품과 메모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된 오늘(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골목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사가 일어났던 골목 입구 '추모의 벽' 앞에는 추모객들이 가져다 놓은 꽃과 음료, 과자들이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10·29'라는 메모가 적힌 포스트잇들도 곳곳에 자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 외국인 가족 4명은 참사 희생자인 가족의 얼굴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조용하게 추모행사를 기다렸습니다.
골목 중간 편의점 앞에 앉아 추모행사를 기다리던 한 유족은 끝내 슬픔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쳤습니다. 보라색 재킷을 맞춰 입은 유족들은 추모 메시지를 남기는 시민들을 보며 흐느끼기도 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4대 종단 기도회로 추모대회 사전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주최 측 추산으로 유족 100여 명을 포함해 500여 명이 참석한 기도회에서는 원불교, 개신교, 불교, 천주교 순으로 각 종단 인사들이 나와 10여 분씩 기도와 독경을 하며 희생자 159명의 넋을 위로했습니다.
유족과 종교계 인사들은 기도회 중에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기도회가 끝난 뒤에는 추모의 벽에 헌화한 뒤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 삼각지역 등을 거쳐 분향소가 마련된 시청역 5번 출구까지 행진했습니다.
유족들은 이곳에서 오후 5시쯤 본 추모대회를 열고 참사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후속 조치를 촉구할 예정입니다. 대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야당 지도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등 정계 인사들도 참석합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유연주(카타리나) 씨의 아버지 유형우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부위원장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참사가, 저희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너무 안타까울 뿐"이라며 진상 규명 및 희생자 영혼의 안식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