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젊은 공무원 이야기 귀 기울였다"고 당부하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대내외 복합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자료까지 다시 꺼내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나부터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며 민생과 소통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행보와도 연결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 관계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서기관이나 사무관 등 부처의 젊은 공무원을 청와대로 불러 시중 민심도 듣고, 정부가 어떤 정책을 써야 하는지도 고민했다고 한다"며 "정책 고위 결정권자가 아니라 일선 공무원들의 얘기를 자주 경청하고 이를 국정에 반영한 것"이라고 오늘(27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관계자는 과거 역사에서 배울 건 배우되, 새롭고 실질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실무진과 젊은 세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4일 윤 대통령이 순방하는 동안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30대 청년 행정관 10명과 간담회를 하고 국정과 관련한 의견을 수렴한 것도 이 같은 지시에 따른 것입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보관 중이던 박 전 대통령 시절의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가져오도록 해 자세히 검토했다고 전해집니다.
1968년 제5차 수출진흥회의 주재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 사진 = 연합뉴스
수출진흥회의는 1965년 박 전 대통령이 부존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이 생존할 수 있는 방식은 수출뿐이라며 매달 주재한 회의입니다. 회의에서는 매달 수출 목표와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공무원뿐만 아니라 대학교수와 해외공관장 등 참석자를 확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이로 인해 10여년 만에 수출이 1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늘고, 산업 구조 역시 경공업 중심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옮겨가는 등 현재 경제 성장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해외 순방 때마다 '1호 영업사원'을 자임했던 윤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 때의 수출 증가와 경제 성장을 기록했던 역사를 벤치마킹함으로써 재도약의 발판을 짜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등으로 경제 변수가 커지면서 비상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전에도 우리나라의 성공 경험에서 실마리를 찾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2월 청와대 영빈관 수출전략회의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은 16년 동안 수출전략회의를 180회 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했다. 민간 기업까지 장관들 전부 모여서 했다"고 말했습니다.
어제(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도 윤 대통령은 "전 세계 92개 국가의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할 때 박정희 대통령을 공부하라. 그러면 귀국의 압축 성장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공개로 만나서는 "대통령으로 일해보니 박정희 대통령이 얼마나 위대한 분이었는지 절실히 느낀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먹고 사는 것을 쌓아주셨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고 합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