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 무연고 집단매장 피하고 사후신원확인 위해 가족들에 팔찌 채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시작 이후 양측 사망자 7000명 이상 추정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시작 이후 양측 사망자 7000명 이상 추정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일부 주민들이 사망시 무연고자로 분류돼 집단 매장되는 것을 피하고, 가족의 시신임을 서로 알아볼 수 있는 징표로 팔찌를 채워주는 현장이 포착됐습니다.
25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일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망시 무연고자로 분류돼 집단 매장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로 알아볼 수 있도록 팔찌를 채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로이터 통신은 알리 엘다바(40)의 사연도 보도했습니다.
엘다바는 가족이 한 장소에 모여있다 같이 공습을 받지 않도록 아내와 두 딸, 두 아들과 갈라지기로 했습니다.
그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려 푸른색 끈 팔찌를 사 모든 가족의 양 손목에 채워두며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렇게 해서 가족들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습니다.
알리 엘다바의 사연와 같이 상당수의 팔레스타인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표식 팔찌를 채우거나, 팔에 이름을 적는 현장이 확인되는 상황입니다.
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상자의 신원이 파악되지 못할 시 집단매장되기 때문입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미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한 사상자들의 시신은 무연고자로 분류됩니다. 무연고 시신들의 경우, 의료진이 해당 시신들의 사진을 찍고 혈액 샘플을 채취하면 이후 번호가 매겨진 채 집단 매장됩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사망 시 가족의 시신을 알아보기 위해 서로 팔찌를 채워주거나, 일가족 몰살을 피하기 위해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만 하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이 전한 '표식 팔찌' 이외에 해외 매체에서도 비극적인 현장을 보도했습니다.
앞서 미 CNN 방송도 지난 22일 가자지구 병원 영안실에 놓인 어린 아이의 시신 종아리에 아랍어로 이름이 쓰여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표식 팔찌와 동일한 이유로, 전쟁 이후 사후 신원 확인을 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자녀의 다리에 이름을 쓰는 모습이 CNN 방송을 통해 전해지며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급습 이후 가자지구에 대대적으로 공습을 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가자 북부보다 더 안전한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자지구 전역에서 공습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되며 양측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7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25일 전쟁 이후 누적 사망자가 6546명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 측은 공식 사망자 집계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공격으로 같은 기간 사망한 이스라엘인이 약 1400명에 달한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