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연·단역 출연료 차 최대 "2천배"…단역 연기자 '박봉' 시달려

드라마 '법쩐'의 경우 주연·조연 간 임금격차 2000배까지 벌어져
이상헌 의원, 출연료 하한선 통해 단역 배우의 노동권·생존권 보호 논의 필요성 강조

국내 방송사의 드라마 출연료를 분석한 결과, 주연 배우와 단역 배우가 회당 받는 출연료가 최대 2000배 차이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단역 연기자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과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연기자 임금제도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년 동안 방송된 9편의 드라마 중 주연과 단역의 출연료 격차가 가장 큰 드라마는 SBS '법쩐'이었습니다.

SBS '법쩐'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이선균은 회당 2억 원을 받았으며, 단역 배우는 회당 1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출연료의 격차가 2000배 차이나는 것입니다. 한편 SBS '천원짜리 변호사'에서도 주연 배우 남궁민은 회당 1억 6000만원을 받았으나, 단역 배우는 회당 20만 원을 받아 주연과 조연 간 800배의 출연료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JTBC '설강화'에서도 주연은 1억 1000만 원, 단역은 15만 원으로 733배 차이났으며 MBC '금수저'에서는 주연이 7000만 원, 단역이 10만 원을 받아 700배의 임금 격차가 생겼습니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통용되는 최저 출연료는 1회당 20만∼30만 원이 가장 흔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한 회 방송분을 촬영하는 데 평균 2.63일이 걸리며, 하루 촬영에서 연기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대기시간 3.88시간을 포함해 9.99시간입니다.

출연료 계약이 노동 시간이나 조건을 정하지 않고, 회당 출연료만 지급하는 '통 계약'으로 이뤄지는 관행 때문에 단역 배우들의 급여에 노동력과 시간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출연료가 낮은 단역 배우의 경우 의상비 등의 경비를 제외하면 실수령액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의원은 "출연료 하한선을 설정해 연기자들에게 최소한의 기준과 보상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상향평준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열악한 출연료로 생계를 위협받는 단역 연기자들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도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