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김태호 PD, 작가 허락 안 받아 피소…500만원 배상 판결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작가의 동의 없이 그라피티 작품을 무대 배경으로 노출한 것은 저작권 침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오늘(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 이영광 부장판사는 그라피티 작가 심찬양 씨가 MBC와 김태호 PD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금지 등 소송에서 "피고는 함께 원고에게 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아울러 MBC에는 영상 중 심 씨의 작품이 노출된 부분을 삭제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해당 방영분을 방송하지 못하도록 명령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MBC와 김 PD는 저작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이용 허락을 구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저작물을 배경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한 뒤 공중이 수신하게 할 목적으로 송신해 복제권·공중송신권을 침해했다"며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MBC와 김 PD는 출연자 촬영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작품이 포함됐을 뿐이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무대의 배경으로 쓰인 저작물의 중요도가 낮다고 볼 수 없고 노출 분량도 적지 않아 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경미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작품 노출 분량은 컷 기준으로 115회, 시간 기준으로는 전체 143분 58초 중 3분 30초가량이었습니다.
심 씨를 대리한 백세희 변호사(DKL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저작물을 만들어 수익을 올리는 방송사가 개인 창작자의 권리를 무시한 처사는 공정하지 못하다"며 "작가의 권리·의무에 대한 인식 개선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