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호원초 고 이영승 교사, 2년 만에 '순직' 인정

경기도교육감 “다시 비극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고(故) 이영승 교사가 사망 2년 만에 순직을 인정받았습니다.

인사혁신처는 그제(18일)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열어 이 교사 순직 인정 여부를 논의했고, 오늘(20일) 이 교사 사망에 대해 순직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습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의정부 호원초에서 근무하던 이 교사는 여러 학부모들의 반복되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2021년 12월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해당 학교는 이 교사를 포함한 두 명의 교사가 6개월 새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교육청에 ‘개인사유에 의한 추락 사고라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유족 측은 학부모들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린 탓에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서이초 사건 이후 학부모 악성 민원에 대한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호원초에서 발생한 사건을 재조사한 결과 이 교사가 3명의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 교사 부임 첫해인 2016년, 담임을 맡은 6학년 한 학생이 수업 중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 손등을 다쳐 이 학생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상적으로 수업 중 사고가 발생할 시 학교 안전 공제회가 보상금을 지급하게 돼 있습니다. 해당 학부모는 공제회가 제공하는 보상금을 수령한 이후에도 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요구했습니다.

결국 이 교사는 해당 학부모에게 사비를 들여 8개월 동안 50만 원씩 400만 원을 치료비로 제공했습니다.

또한 이외 두 명의 학부모로부터 다른 이유로 2021년 학기 초부터 말까지 394건의 문자폭탄을 받는 등 악성 민원을 겪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 교사 사망을) 학부모들의 지속적 민원으로 인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도 교육청은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