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ovie] 영화 <30일>
입력 2023-10-19 17:02 
(사진 ㈜마인드마크)
코미디 대신 빛난 두 배우의 티키타카

한국 영화 <30일>이 누적 관객수 127만(10월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관객을 넘기며 선전 중이다. 이혼을 30일 앞두고 뜻밖의 사고를 통해 기억을 잃어버린 두 주인공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30일>은 영화 <스물>(2015) 이후 강하늘과 정소민이 8년 만에 재회한 영화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정열(강하늘)과 헤어진 뒤 만난 다른 남자와 두 달 만에 결혼하려는 ‘나라(정소민)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결혼식에서 뛰쳐나온 나라는 다시 정열과 행복하게 재회하지만 이어지는 둘의 결혼생활은 증오만 가득하다. 지성과 외모를 갖췄지만 지질한 흙수저 변호사 정열, 능력과 커리어를 갖췄지만 똘기가 심한 영화 PD 나라는 서로의 지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이혼을 준비한다. 서로에 대한 증오로 이혼 숙려기간을 갖다가 사고로 기억을 잃게 되고, 서로의 존재는 물론 가족마저 기억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양가 부모는 기억을 찾아주기 위해 둘이 함께 살아보라는 솔루션을 제시한다.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 15일 연속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30일>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지겨울 정도로 등장했던 ‘교통 사고로 인한 기억 상실(이 영화에서는 더더구나 ‘동반 기억 상실이다)에 ‘코미디를 버무렸다. 여기에 주인공이 말미에 공항으로 뛰어가 연인의 출국을 막는 익숙한 플롯을 충실히 따라간다. 그러나 코미디를 다루는 방식이 지나치게 설명적이다. 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조금 더 줄여 웃음이 터지는 구간을 압착해주었다면 어땠을까. 그나마 강하늘과 정소민 두 배우가 망가지는 모습과 차지게 소화해내는 구강 액션 덕에 중간중간 소소하게 웃음이 터진다.
(사진 ㈜마인드마크)
나라의 동생 ‘나미(황세인)와 둘의 기억을 치료하는 ‘조박사(전노민)의 2% 부족한 코미디도 아쉽다. 차가운 말 뒤로 딸을 위하는 마음은 따뜻한 엄마 ‘도보배 역의 조민수의 선전과 함께, 잠깐 등장하지만 역시 놀라운 연기력으로 극의 코미디를 끌고 가는 정열의 모 ‘주숙정 역의 김선영이 주고받는 사돈 케미는 흥미롭다. 기억과 사랑을 되짚어 가는 친구를 응원하는 술집 사장 ‘배기배(윤경호)와 태권도사범 ‘귀동(이상진), 코인 중독 ‘장탁호(원우) 등 정열의 친구군단이 보여주는 코미디가 안쓰러울 정도로 애쓰는 강하늘과 전소민의 연기를 받쳐준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지만, 결혼생활에서 부딪히는 에피소드는 현실적이다. 죽을 정도로 미워했던 둘이 ‘기억을 찾은 뒤의 두드러지는 감정은 그 과정이 자세히 그려지지 않아, ‘결말을 위한 장치 정도로 여겨지는 것은 아쉽다. <기방도령>과 <위대한 소원>의 남대중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쿠키 영상은 2개로 엔딩크레딧이 끝나고 두 번째 쿠키가 나온다. 러닝타임 119분.
(사진 ㈜마인드마크)
[ 최재민 사진 ㈜마인드마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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